[홍콩 소더비] 홍콩소더비 2010 가을경매 결과분석
중국 미술보
10월18일
지난 8일 끝난 홍콩소더비 2010 가을 경매는 중국 시장의 열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낙찰률은 87.61%에 총낙찰 금액은 26억9천만 위안(한화 약4천573억원)이었다. 중국 미술보(美術報)는 소더비 경매결과를 분석한 글을 실었다.(이하는 요약)
최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린 소더비 가을경매에는 낙찰률 87.61%에 26억9천만 위안의 낙찰 총액을 기록했다. 15개 섹션으로 나뉜 경매에서 스테펜 마르크브라이터 부부의 명대 금불상 컬렉션, 따이룬자이(戴润斋) 궁중공예품 컬렉션을 비롯한 4개 컬렉션은 100% 낙찰됐다. 중국 서화 역시 100%에 가까운 98.89%의 낙찰률을 보였다. 낙찰 총액은 3억5천5백만 위안에 달했다. 서화 부문의 이같은 성과는 중국 도자기공예품 부문의 기록에 필적하는 것이다.
1993년 상하이에서 개최된 제1회 둬윈쉬엔(朵云轩) 서화경매는 중국 미술역사상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이 경매는 회사의 안정성(등기권리증 소유), 경매 품목의 체계적 분류, 합리적 금액 등 3가지 특징이 부각되며 155점 미술품이 낙찰돼 총 835만 위안(약 14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베이징 문물시장에서 2,188점을 출품돼 300만 위안의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둬윈쉬엔 서화경매는 해외 미술시장의 규모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이었다. 이후, 미술품 경매시장은 중국 각지로 확산됐고 많은 컬렉터와 투자가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2009년 중국 자더나 폴리의 가을 경매에서 15억 위안(한화 약2,550억원)에 달하는 낙찰 총액을 기록하리라고는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둬윈쉬엔 서화경매 이후 16년 동안 낙찰 총액은 200배 정도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홍콩 소더비 역시 지난 시즌까지 매 경매마다 낙찰 총액은 10억 위안 미만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27억 위안을 달성해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를 통해 외부 자금이 미술시장, 특히 희소 가치가 높은 최고 미술품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홍콩 소더비, 중국 자더, 베이징 폴리 등의 올가을 시즌 경매에 많은 컬렉터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홍콩 소더비 중국 도자기 및 공예품 경매에는 총 370점의 희귀한 작품들이 출품돼 예상가 총액 7억8천만 홍콩달러가 매겨졌다. 이는 중국 도자기 및 공예품 경매사상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난 7일 오후에 열린 따이룬자이 궁중공예품 컬렉션은 이번 경매의 하이라이트중 하나였다. 총 13점이 출품돼 6억6660만 홍콩달러(한화 약973억원)의 낙찰금액을 기록했다. 건륭제때 황실에서 제작된 ‘만수연련(萬壽連延)’ 그림이 그려진 목이 긴 호리병은 2억5266만 홍콩달러(한화 약368억원)에 낙찰돼 중국도자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도자기의 낙찰자는 홍콩컬렉터 창용쩐(张永珍)이라고 한다. 그밖에 건륭제때 제작된 ‘사계화훼(四季花卉)’ 그림이 그려진 화병은 예상가를 훨씬 뛰어넘은 1억4066억 홍콩달러(약205억원)에 낙찰됐다. 개인소장 궁중공예품 컬렉션 파트에서는 건륭황제의 옥새 ‘신천주인’이 주목을 받았다. 이 옥새는 두 마리의 용이 겹친 형상을 한 손잡이가 달린 백옥으로 조각된 것으로 1786년에 제작됐다. 이 또한 1억2,162만 홍콩달러한화 약177억원)에 낙찰돼 옥새 경매의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이는 중국 도자기와 옥기가 향후 서화나 유화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역대 중국미술품 경매기록을 살펴보자. 1993년 상하이 둬윈쉬엔 경매에서 장다첸(张大千)의 《밤 산에서 구름을 보다(晚山看云)》은 143만 위안(한화 약2억4300만원)에 낙찰돼 서화부문 1위를 차지했다. 1994년, 그의 산수화 《석량비폭(石梁飛瀑)》은 중국 자더경매에서 209만 위안(한화 약3억5500만원)에 낙찰돼 시장 최고기록을 세웠다. 당시 미술품 가격이 100만 위안이 넘으면 모두 ‘최고’로 간주됐다. 중국 미술시장이 확대되면서 미술품 가격은 해마다 치솟았으나 90년대의 그 속도는 완만했다.
1997년 푸바오스(傅抱石)의 《여인행(麗人行) 》은 자더 경매에서 1,078만 위안(약18억3천만원)에 낙찰됐지만 이는 극히 드문 현상이었다. 2005년부터 중국 미술품 가격은 억대의 기록을 경신했다. 런던 크리스티 경매의 ‘귀곡하산도(鬼谷下山图)’가 그려진 도자기는 1568만 파운드에 낙찰된 것이 그 사례이다. 낙찰자는 영국 컬렉터로 인민폐로 환산하면 약 2.3억 위안이다. 따라서 5년 만에 도자기경매 신기록을 세운 소더비의 성적은 아주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각종 매체에 따르면, 이번 홍콩 경매에는 중국 대륙의 ‘큰 손’ 컬렉터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고 한다. 사실상 2009년부터 이들의 참가가 늘어나고 있었다. 특히 금융계의 거물 류이첸(刘益谦)이 보인 활약은 대단했다. 지난해 봄 베이징 폴리경매에서 그는 송나라 휘종이 그린 《사생진금도(写生珍禽图) 》를 6174만2천 위안(104억9천만원)에 사들였다. 또 가을 경매에서 1억6900만 위안(한화 287억원)의 거액으로 명대 오빈이 그린 《십팔응진도(十八應真圖) 》를 구매했다. 보도에 따르면 류이첸은 2009년 미술시장에만 15억 위안을 투자했다고 한다. 중국 부호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미술 시장이 호황을 누리게 된 것이다. 이는 중국 미술시장이 발전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이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