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銅梵鐘 높이 53cm
2011년 4월 26일 서울옥션 제119회 미술품경매 No.125 별도문의
불가에서 범종을 치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알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 범종의 소리로서 모든 만물을 일깨워 불법을 전하려는 데 있다. 보통 새벽 예불에서의 종소리는 작은 소리로 시작해 차츰 큰 소리가 나도록 치며 밤에는 반대로 만물의 조용히 잠을 위해 크게 치다가 차츰 작게 친다.
고려시대 동종은 다수가 전하지만 70% 이상이 30cm 내외의 작은 것들이다. 현존하는 개인 소장품 가운데 이렇게 큰 종은 몇 점 없다. 또 전체적으로 부식이 약간 느껴지지만 보존 상태는 매우 좋다.
맨 위의 용뉴부(龍鈕)에는 음통-용통(甬筒)이라고 한다-꼭대기에 6개의 보주를 올리고 두 줄의 뇌문을 새겼다. 그 옆으로 범종의 고리가 되는 용뉴(甬鈕)가 음통을 감싸듯이 세밀하게 조각돼 있다. 형상은 용 모습을 빌려 입을 크게 벌리고 혀를 내놓아 마치 만물을 호령하는 듯 조각했다. 여의주는 한 발로 들고 있는 모습으로 새겼다. 종 몸체의 상판 가장자리는 마치 톱날 무늬처럼 보이는 작은 연판문을 돌려 장식했다.
종신(鍾身)의 위쪽 4면에는 각기 9개의 유두(乳頭)가 새겨진 유곽(乳廓)이 장식돼 있고 유곽판 주변에는 돌아가면서 완자문을 돌렸다.
또 중앙쪽에는 두 곳에 연화문을 새긴 타종판-당좌(撞座)라고 한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을 피한 자리에는 옷자락이 하늘로 휘날리는 비천상이 각각 옅은 부조로 조각돼 있다. 종신의 아래쪽-하대(下帶)라고 한다-는 두 줄의 선을 마련하고 그 사이에 당초문을 새겨 넣었다.
전체적인 종모양은 거의 일직선에 가까운 것으로 보아 복잡한 조각을 생략한 통일신라시대의 범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보존 상태와 크기 그리고 문양의 세련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경제적 가치 외에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물로 보인다. 당장 지정이 된다고 해도 하등 문제가 없을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