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銅五層小塔 11-12세기 높이 42cm
2004년 7월21일 서울옥션 제89회 미술품경매 No.29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방형다층누각(方形多層樓閣) 형태의 작은 탑이다. 방형이란 기단부를 포함해 탑신(塔身)이 사각으로 된 것을 말한다. 고려시대 금동이나 청동으로 만든 탑은 적게는 3층, 많게는 9층까지 되어있다. 대개는 목탑을 모형으로 한 것으로 구조는 아래쪽의 기단부와 본체에 속하는 탑신 그리고 탑 위쪽의 장식인 상륜부(相輪部)로 구성된다.
이런 금속제 탑은 기단부터 한 층씩 모두 분리가 가능한 게 보통이다. 이는 애초에 분리해서 한 층씩 제조한 때문이다. 또 소형인 이유로 주로 실내에 두고 예배용으로 쓰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 탑의 기단은 상중하 3단의 기단으로 돼 있고 각 층마다 창을 뚫어 놓았다. 또 기단 한쪽에는 다보탑의 계단과 같은 계단을 설치해 장식을 더했다. 기단의 맨 위쪽의 상단은 안상(眼象)이 있는 목조난간처럼 꾸몄으며 각 모서리 안쪽에는 사천왕상을 조각해 세워 놓았다. 현재 이 사천왕 가운데 2구는 소실돼 전하지 않는다. 사천왕이 지키는 실내에는 석가모니불로 보이는 앉은 모습의 부처 한 구가 안치돼 있다.
위쪽의 탑신은 각 층마다 고려 석탑의 옥개석처럼 기와를 얹은 모습으로 문양을 했다. 또 합각마루 위에는 보주 장식과 새 모양이 조각돼 올려져있다. 상륜부는 연꽃 위에 보주를 올려 일반 석탑에서 보기 힘든 화려한 장식을 더했다.
이 탑은 처마끝의 날렵한 표현 여러 장식과 디테일에서 한국적인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비례와 장식미가 뛰어나 금동 탑 중에서도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 금동대탑 10-11세기 높이155cm 삼성미술관리움
고려시대의 금동 탑은 사례가 많지 않지만 청동 탑의 경우는 여러 지역의 절터에서 발견된 사례가 더러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금동 탑으로서 가장 큰 것은 국보213호로 지정된 삼성미술관 리움의 금동대탑으로 높이가 155cm에 이른다. 이 탑은 탑신이 5층이지만 전문가들은 탑신의 비례가 맞지 않는 점을 들어 원래는 7층 내지는 9층탑이었을 것이라고도 보고 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