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磁陽刻梅鳥蘭文偏甁 높이 19.1m
2005년12월14일 서울옥션 제99회 미술품경매 No.111번 유찰
보름달 같이 동그란 모양의 백자 편병이다. 밝은 태토에서 배어나오는 은은한 색이 무엇보다 눈길을 끈다. 이런 백자색은 18세기 후반까지의 분원 백자에만 보인다. 19세기가 들면 백자색은 약간 푸른 기가 돌면서 순백자 맛이 덜해지게 된다.
형태는 이 시기의 편병이 요구하는 기본형을 그대로 갖추고 있다. 직립한 주구(酒口)-이 역시 시기가 내려가면 위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곡선형을 띤다-와 어깨의 장식 동물 그리고 사다리꼴의 굽이 전형적이다. 덧붙이며 직립한 주구는 다른 편병에 비해 조금 작아 보이고 또 사다리꼴의 굽은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맛이 있다.
거기에 측면의 각을 모두 죽여 전체가 둥글고 납작한 형태를 만들었다. 청설모는 긴 꼬리를 드리워 마치 중심을 잡는 것처럼 조각돼 있다. 이토록 긴 꼬리의 청설모는 다른 편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런 설명 위에 무엇보다 하이라이트는 양각의 매화와 난초 문양이다. 도드라지게 문양을 넣는 것은 긁고 파내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손이 많이 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양각 문양은 그래서 귀한 데 18세기 후반부터 최상급 도자기로서 제작됐다. 만들어졌다고 해도 손이 많이 가는 만큼 소수였다.
그래서 남아 있는 사례도 드물다. 알려진 양각 문양의 도자기로는 목이 긴 둥근 병, 사각 병 그리고 이것과 같은 편병 등 모두가 술병 계열이다. 그 외로는 도쿄 일본민예관에 사각 찬합에 양각 문양을 넣은 것이 있다.
양각 문양의 레퍼토리는 매화와 난초가 압도적이다. 그리고 대나무가 새겨졌고 또 사각 찬합에는 오복을 나타내는 박쥐가 새겨졌다. 이 편병은 한쪽에 매화 그리고 다른 한쪽에 난초를 새겼다.
난초와 매화는 부드러운 새김질에 순백의 바탕으로 인해 마치 달밤에 감상하는 매화와 난초처럼 은은한 정취가 가득하다. 난초에는 그럴 수 없으나 매화쪽에는 매화나무 가지에 앉은 한 쌍의 새도 조각해 놓아 감상의 운치를 한층 더했다.
백자양각죽문 쌍이편병 높이 19.5cm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
탁월한 솜씨에 높은 격조는 이 시대의 최상급 도자기로 손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이보다 약간 시대가 내려가지만 아마도 분명 같은 장인의 솜씨로 보이는 것이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에 있다. 여기에는 난초와 대나무를 짝했는데 평지가 아니라 괴석에 어울린 대나무와 난초를 그려 감상코자 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