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메뉴타이틀
  • 회화
  • 도자
  • 서예
  • 오늘의 그림 감상
  • art quiz exercise
타이틀
  • [옥션하우스의 명품들] 46. 백자청화 화조문 항아리
  • 2301      

백자청화 화조문 항아리
白磁靑花 花鳥文 壺  높이38cm
2008년12월16일 서울옥션 제112회 미술품경매 1억4천만원 낙찰


부드러운 백색에 능숙, 화려한 청화 문양이 일품인 항아리이다. 어깨의 둥글고 완만한 선은 바르게 좁아진 하부로 이어지면서 힘과 균형 그리고 긴장을 한꺼번에 맛보게 한다. 형태가 좋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런 느낌의 비례감 때문이다.

이 도자기는 그 위에 능숙한 필치로 문양을 더했으나 조선도자기 전체로 보면 후기 어느 시대까지 문양이 없는 무문(無文)-달리 소문(素文)이라고도 한다-이 주류였다. 그러다 18세기 중반 이후부터 청화가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메인의 흐름이 바뀌었다.

처음 들어간 문양이 마치 지평선을 나타내는 듯이 청화로 줄 하나를 긋고 그 위에 가녀린 들풀을 그린 초화문이다. 이 초화문에 대해 일본인 도자컬렉터들이 더할 나위 없는 애정을 보이며 이 들풀을 가을풀이라고 해석했다. 지금도 업계에서 간혹 들리는 아키쿠사라는 말은 추초(秋草)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 다음에 그려진 것이 매화이다. 동양에서 매화 애호는 정말 뿌리 깊다. 북송 시대 은둔 문인 임포(林逋)가 ‘매화만 있으면 부인도 필요 없다’고 한 데서부터 유래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매화 문양에 새가 곁들여진 것이 18세기 중반 이후에 보이는 분원의 메인 문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이 항아리에서는 살짝 매화로 혼동될 수도 있는 배꽃이 가지를 타고 연속적으로 피어있는 가운데 여러 마리의 새가 그려져 있다. 산들산들한 미풍이 느껴질 정도로 경쾌한 솜씨이다. 화조문 항아리에서 여의두문을 어깨에 그린 것은 흔한다. 그런데 칠보 문양을 지평선처럼 그은 청화 선 아래에 늘어놓은 것은 이색적이다.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이례성은 여의 문양을 마치 벙그러진 꽃처럼 그린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조선 도자기에서 느껴지는 천연덕스러운 자연스러움은 문양을 꽃으로 바꾸는 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의 필치가 그려냈지만 결코 작위나 인공이 개입되지 않은 듯이 느껴지는 이런 자연성(自然性)이야말로 다른 어느 나라 도자기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조선 도자기만의 특징이자 매력이 아닐 수 없다.(y)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2 23:15

  

SNS 댓글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