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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션하우스의 명품들] 44. 백자호
  • 1991      

白磁壺  높이16.1cm
2013년9월10일 서울옥션 제129회 미술품경매, 9,900만원 낙찰



달 항아리에 익숙한 눈으로 보면 이상하게 보일 법한 항아리입니다. 몸체의 색은 밝고 환해 더없이 보이는데 형태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습니다. 앞서의 달 항아리에 보이는 수려한 자태와 달리 중심이 아래로 쳐져 있는 느낌입니다. 사람 얼굴에 비유한다면 아랫볼이 불룩한 인상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백토의 색은 탄복할 만큼 참 좋아 보는 사람의 마음조차 맑아지는 듯합니다. 이 항아리에 쓰인 백토는 금사리에 비해 훨씬 고은 쪽입니다. 이 선생의 말에 따르면 이 항아리는 조선 전기로 보는 의견도 있지만 그보다는 조금 뒤인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전반에 경기도 광주의 번천리(樊川里) 가마에서 생산된 것입니다. 
도자기는 서화와 달리 안이고 밖이고 글은 물론이고 더욱이 제작 연대가 적힌 것은 개무(皆無)합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형태, 색깔 등을 통해 시대를 판단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형태는 전체도 보게 되지만 굽이나 구연부와 같은 부분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달 항아리의 구연부는 높지 않고 く형으로 꺾였다고 하는데 보통은 45도 각도로 접혔다고 말로 표현됩니다. 그런데 금사리산 달 항아리보다 연대가 올라가는 것들은 이 항아리에서 보이는 것처럼 사람의 입술이 말린 듯이 부드럽게 말려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달 항아리에서 굽의 폭이 구연부보다 좁은 것과는 달리, 굽의 폭이 넓고 또 삐죽 솟아있어 형태상으로는 훨씬 안정적으로 보인다는 점도 번천리가마 항아리의 특징입니다. 참고로 분원 시대에 들어서 만들어지는 항아리는 구연부가 하늘로 똑바로 솟아있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 항아리는 백토의 색이 절로 기품을 느끼게 해주지만 그 고운 성질로 인해 상대적으로 큰 항아리를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이 항아리가 크지 않고 아담한 사이즈를 보이는 이유도 실은 흙 자체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y)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12.0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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