粉靑沙器 鐵畵草魚文 獐本 16세기전반 길이25.3cm
2009년3월26일 서울옥션 제113회미술품경매 추정가 2억5천만-3억원
장군하면 거름 장군이 연상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분청사기 장군은 전혀 무관합니다. 술, 기름 또는 물병 용도가 대세입니다. 국립전주박물관에 있는 백자 장군의 내부를 분석해보니 참기름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 후대의 것으로 정조 시대에는 궁중에서 제주(祭酒)를 담는 용도로 썼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용도와 형태를 연결 짓기란 쉽지 않습니다. 장군에는 크게 나누어 병처럼 세워 쓰는 것과 통처럼 눕혀 쓰는 형태가 있습니다. 병처럼 세워 쓰는 쪽은 말할 것도 없이 마구리의 한쪽이 편평합니다. 반면 누인 통처럼 보이는 형태는 양쪽 마구리가 볼록하며 아래쪽에 타원형 굽이 붙어 있습니다. 두 형태가 어떤 용도로 혹은 어느 지역으로 나눠지는지는 불분명합니다.
이 장군은 눕혀서 쓰는 형태로 지역을 계룡산 가마입니다. 계룡산 특유의 철채를 사용해 문양을 그렸습니다. 물고기와 연꽃입니다. 두 마구리 쪽에 선을 둘러 공간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어항이라도 되는 듯이 물부리 쪽에 선을 중복시켜 능화문창(菱花文窓)을 두었습니다.
그 아래에 머리가 대구만큼 큰 물고기를 그려 넣었습니다. 아가미 옆의 나선으로 돌돌 말린 문양이 시선을 끕니다. 물고기의 위아래로는 연꽃과 파도 문양이 있습니다. 물위로 피어난 연꽃이나 물속을 노니는 물고기를 생각하면 이 파도 물결은 둘 사이 어디쯤에 그려져야 합니다.
그러나 계룡산 문양은 이치나 도리, 상식 같은 것에 크게 구애받지 않습니다. 대범하고 무심한 게 특징입니다. 물론 이는 조선도자기 전반에 보이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계룡산에서는 다만 이것이 더욱 현저합니다. 그 점이 계룡산 분청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