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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션하우스의 명품들] 19. 청자 진사채 모란문 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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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磁辰砂彩牧丹文油甁 13세기 높이 5cm, 지름 8cm
(2006년4월26일 서울옥션 제101회 미술품경매 No.122) 3,000만원 낙찰  


고려의 역사는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도자기만 보면 기술의 나라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배움도 빨랐고 나름대로 혁신도 있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자기를 만든 것은 빠른 배움입니다. 나아가 상감기법을 발명해낸 것은 크나큰 혁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서도 소개한 것처럼 이는 중국도 개발 못한 기술입니다. 이 혁신에는 동기가 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밋밋한 자기에 색을 넣자는 것입니다.

중국도자기를 보면 당의 당삼채(唐三彩)를 빼고는 색으로 문양을 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형태가 제아무리 정교하고 현란해도 모두 단색입니다. 유약이 색으로 뭉친 정도나 태토 색 그대로입니다.

거기에 비해 상감청자는 흰 흙과 검은 흙을 써서 문양을 냈습니다. 꽃도 그리고 새도 그리고 사람도 그려넣은 것입니다. 진사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입니다. 단순히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 아니라 발상의 전환을 한 것입니다.

흙이 아니라 색을 내는 광물질 안료를 쓴 것입니다. 진사채는 진사로 채색을 했다는 뜻입니다. 사실 진사는 과학적 용어는 아닙니다. 진사채에 쓴 안료는 동(銅)입니다. 이것은 보통 불에 태우면 녹색으로 변합니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 예를 들어 입구를 꽉막은 가마 속에서 산소 없이 태우면 빨갛게 됩니다.

이 빨간 색을 보고 이름 짓기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 평소에 빨간 색을 띠는 진사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진사의 원래 이름은 유화수은(硫化水銀,)입니다. 중국에서 신선사상에 빠진 사람들이 불로장생약을 만드는데 쓴다는 단사(丹砂)와 거의 같은 것입니다)

어쨌든 광물성안료를 가지고 색을 낸 것은 상감만큼이나 세계 최초입니다. 중국에서도 이 동을 가지고 색을 낸 것은 13세기 후반 원나라 들어서입니다.


청자 진사채당초문 완, 지름17.8cm 높이5.8cm 대영박물관

대영박물관에 있는 작은 찻잔 하나에 이 진사채 걸작이 있습니다. 찻잔 안쪽은 당초문을 꽉채우고 밖에는 네 곳에 모란문을 진사로 그려 넣었습니다.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국내에 있었으면 당연히 국보감입니다.

이 작은 병은 그보다 반세기 뒤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이 선생은 말합니다. 그래도 원보다 훨씬 앞선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문양은 빙 둘러 모란 잎을 그리듯이 진사채로 주변을 발랐습니다. 물론 붓을 사용했습니다. 진사는 고온에 잘 날아가 버립니다. 그래서 색을 정착시키기가 매우 힘든 안료라 할 수 있습니다. 원나라 시대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예 유약에 이를 섞어서 쓴 경우도 있습니다.


청자 철백화국화문동채 유병 靑磁鐵白畵菊花文銅彩油甁 지름6.7cm 높이4.6cm 
(2015년5월31일 서울옥션 제15회 홍콩세일 No.109, 42만홍콩달러 낙찰)

홍콩 세일에 나온 작은 유병(油甁)은 색으로 문양을 내는 단계가 한층 더 발전한 것입니다. 백토로 홈을 파 상감하는 대신 직접 흰색으로 썼습니다. 또 흑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대량으로 사용하면 흙의 성질이 달라 불속에서 균열을 일으킵니다.

소량의 백토와 흑토로 꽃잎과 이파리를 그리고 용 그림에 눈알을 그려 넣듯이 진사를 발랐습니다. 진사는 백토나 흑토에 비해 천정처럼 값이 비싼 것은 물론입니다. 이렇게 소량으로진사를 사용하는 방법은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우선 재료비가 절감됩니다. 또 넓게 칠해 날아갈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또 여러 색이 한데 있음으로서 저절로 한층 돋보이는 ‘이왕이면’ 효과도 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병은 13세기 전반경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집니다.(y)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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