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비색 천하제일(高麗秘色 天下第一)’이란 말은 12세기 전반에 나온 『수증금』의 ‘천하제일(天下第一)’조에 실린 내용이다. 책을 쓴 태평노인은 12세기전반 중국의 상류사회가 공인하는 천하제일의 명품을 꼽으며 백자는 오대(五代)부터 최고의 생산지로 알려진 하북성 정요산(定窯産) 백자(그림 3)를 뽑았다.
그림3 <백자 양각화조문 반(白磁陽刻花鳥文盤)> 북송12세기 정요 지름 21.7cm 동양도자미술관소장
그림4 <청자 종형병(靑磁琮形甁)> 남송12세기 남송관요 높이 19.7cm 도쿄국립박물관
그림5 <청자 양이침형병(靑磁兩耳砧形甁)> 남송13세기 용천요 높이 28.8cm 동양도자미술관
그림6 <청자 팔각 장경호(靑磁八角長頸甁)> 당 874년 법문사지궁(法門寺地宮)출토 월주요 높이 21.4cm 법문사 박물관
그림7 <청자 유개항(靑磁有蓋缸)> 오대 강릉(康陵, 939년)출토 월주요 높이 16.5cm 임안시 문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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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육구몽의 시「비색월기(秘色越器)」에는, “…九秋風露越窯開 奪得天峯翠色來…”라 하여 구체적인 색깔로 녹색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취색이며 ‘비색(秘色)’은 특정 색상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신하와 서민 용도의 문물(色)이 아닌 왕후용(秘)의 특별한 문물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今井敦, 『靑磁』中國陶磁 4(東京: 平凡社, 1997), pp. 104-105 참조.
2) 법문사지궁 출토의 월주비색 12점의 실제 釉色에 대해 동경국립박물관의 今井敦은 ‘黃味가 없는 엷은 쑥색(淡綠色)’이라는 특정 색상으로 표현하고 있다. 今井敦, 앞의 책(1997), p.106. 吳越國의 왕족의 무덤인 水丘氏墓(901년)의 월주 비색청자는 올리브그린色이나 취색(녹색)을 띠는 법문사 출토 월주비색과 달리 녹색을 띠는 회청색이며, 吳越國王妃 馬氏의 康陵(939년)의 월주비색의 경우에도 녹색을 띠는 밝은 회청색으로 황록색(올리브그린)이나 翠玉과 같은 녹색(쑥색)을 띠지 않으며, 오대말-북송초 월주비색 <‘太平戊寅(978년)’銘靑磁>도 녹색을 띠는 회청색을 띠어 ‘秘色’의 재질과 색상도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水丘氏墓, 馬氏墓 출토 월주청자를 포함하여 당, 오대, 북송, 남송관요 등에서 출토한 절대편년 유물과 관련자료들은 2005년 조선관요박물관이 기획한 ‘韓・中 靑磁 比較展 -靑磁의 色과 形-’ 특별전시에 중국각지의 박물관으로부터 대여 전시한 바 있으며, 관련자료의 고품질 도판이 특별전도록에 실려 있다. 『靑磁의 色과 形』(조선관요박물관, 2005)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