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전래된 한국 도자기는 많이 있습니다. 일본의 다도에서도 이들 도자기는 다도구로 많이 애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다완은 특히 고라이 다완이라 불리우며 그 꾸밈이 없는 수수한 분위기로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오늘날 한국에는 거의 전하지 않는 이들 다완은 한국 도자기가 지닌 또 다른 세계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 있는 유명 고라이 다완을 종류별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8. 미시마(三島) 다완
분청사기 다완의 일종. 쥐갈색 태토에 연속되는 작은 홈을 파고 백토물을 발라 상감문양 효과를 낸 다완을 가리킨다. 고려청자 다완 다음으로 일찍 일본에 건너갔다. 1565년에 열린 다회 기록에 ‘미시마(みしま) 다완’이란 말이 보여 이도 다완보다 앞서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미시마의 어원에 대해서는 (1) 미시마(三島) 신사에서 펴내는 책력 문양과 닮았다는 미시마고요미설(三島曆設) (2) 아사카와 노리다카(淺川伯敎)에 따르면 지금의 경남 거문도는 과거에 삼도(三島)라고 불렀다고는 지명설 그리고 (3) 예전 무로마치(室町) 시대에 삼도(三島)가 조선의 별명이었다는 데서 유래한다는 어원설 등이 있다.
미시마 다완은 크게 분류해 상감 효과를 낸 것(象嵌手), 귀얄 문양(刷毛目), 덤벙에 해당하는 것(粉引) 그리고 그림을 그려 넣은 것(繪三島)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미시마(三島) 다완 명-우에다(上田) 구경 14.0cm 높이 5.5cm 네즈(根津) 미술관
임진왜란 이전에 건너온 미시마는 일본 다도에서 흔히 고미시마(古三島)라고 한다. 미시마 다완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표적 명품이다. 흔히 세로로 그어진 문양이 분명해 흔히 우에다 고요미데(上田曆手)라고도 한다. 고베 히메지 성의 사카이(酒井) 집안에 대대로 전해내려 왔으며 계룡산 인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한다.
미시마(三島) 다완 명-니토쿠(二德) 구경 14.8cm 높이 6.9cm 개인 소장
교토의 차단지주머니 제작사(袋師)이자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차 고문이었던 니토쿠사이(二德齋)가 센노 리큐에게 물려 받은 다완이다. 우에다보다 조금 큰 편이며 안쪽에 중앙과 바닥 가까운 곳에 빗살처럼 보이는 연속 문양이 들어 있다. 1923년 사카이(酒井) 집안의 유물 경매때 7만6,200엔에 거래되며 미쓰이 집안에 들어가 화제를 불러 모은 다완이다.
미시마(三島) 다완 명-시라나미(白浪) 구경 15.9cm 높이 5.0cm 우메자와(梅澤) 기념관
다완 바닥에 예빈(禮賓)이란 명문이 새겨져 있는 다완을 가리키지만 다른 말이 씌여 있어도 함께 라이힌 미시마라고 통칭하다. 이 다완에는 바닥에 ‘밀양 장흥고(密陽長興庫)’라고 새겨져 있다. 예빈은 조선시대 외국 사절을 대접하던 관청인 예빈시(禮賓司)를 가리킨다.
미시마(三島) 다완 명-미시마 오케(三島桶) 구경 11.3cm 높이 8.9cm 도쿠카와 여명회(德川黎明會)
다양한 문양의 상감 기법이 장식된 통형 다완으로 문양은 꽃 문양을 비롯해 5단에 걸쳐있다. 무로마치 시대에 은각사 건립으로 유명한 아시카가 요시마사(足利義政)가 소장했던 명물로 센노 리큐를 거쳐 나고야 도쿠가와 집안에 전해졌다. 이 다완은 센노 리큐가 만들게 한 라쿠 다완(樂茶碗)의 원형으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