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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_31 분원의 그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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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원에서 제작된 도자기에는 뛰어난 그림 솜씨가 발휘된 것이 많다. 청화든 철화든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조선시대 도자기는 유약을 바른 위에 그림을 그리고 다시 살짝 굽는 이른바 상회(上繪) 기법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청화백자이든 철화백자이든 모두 초벌구이한 도자기 위에 그림을 그려 넣은 것들이다. 그런데 초벌 구이한 도자기는 마치 흙을 구워놓은 것과 마찬가지로 매우 바짝 말라있다. 여기에 붓을 대면 바짝 마른 흙이 빨아들이듯 붓이 도자기에 들러붙은 것처럼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이런 초벌구이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빠른 필치의 능숙한 솜씨의 소유자가 아니면 좀처럼 불가능하다.

그래서 그림이 뛰어난 백자에 대해 분명 보통 이상의 화원 솜씨일 것이라고 추정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 조선시대 초기의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1481년 간행)을 보면 ‘해마다 사옹원 관리가 화원을 거느리고 어기로 쓰일 그릇을 제작 감독했다(每歲司饔院官率畵員, 監造御用之器)’라는 기록이 나온다.

하지만 이것은 조선시대 초기의 일이고 후기에 들면 사정이 달라진다. 18세기후반, 19세기에는 청화백자가 보편화되면서 분원 장인 가운데 화청장(畵靑匠)이 있어 전적으로 도자기용 그림을 그린 것으로 전한다. 일제시대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분원 장인 중에 14명이 화청장으로 소속돼 있었다고 한다.


백자청화진사 연화문 항아리(白磁靑畵辰砂 蓮花文 壺) 18세기 높이 44.2cm 일본 개인

편집 스마트K
업데이트 2024.11.2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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