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도에서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제작된 도자기를 다완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들에 대해 일본에서는 시대구분 없이 한데 뭉뚱그려 고라이 다완, 즉 고려 다완(高麗茶碗)이라고 한다. 그중에서 고려시대의 다완은 상감 기법으로 운학문을 새긴 다완이 대부분이다.
조선시대 도자기 중 다완으로 사용되는 것은 매우 다양한데 그 대표적인 것이 이도 (井戶) 다완이다. 이도 다완은 일본 다도에서 이상(理想)으로 꼽는 쓸쓸하고 적적한 분위기의 와비(わび) 정신이 잘 나타나 있다고 여겨 예전부터 매우 소중히 여겼다.
이도(井戶)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설이 없다. 이런 종류의 다완이 조선에서 일본에 전해질 때 이도라는 곳에서 왔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설이 가장 많이 통용되고 있다. 제조 기법 면을 보자면, 이도 다완은 그다지 질이 좋지 않은 태토로 만든 막사발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연구자 중에는 이도 다완을 가리켜 조선시대 남부지방에서 밥공기로 사용했던 것이란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에서 이도 다완은 다이묘(大名)의 성(城)과 맞바꿀 정도로 높은 가치가 부여됐고 따라서 분류 방식도 매우 복잡 다양해졌다. 이도 다완의 경우, 크기가 큰 것은 오이도(大井戶), 작은 것은 고이도(小井戶) 그리고 약간 푸른색을 띠는 것은 아오이도(靑井戶)라고 한다. 에도시대 마쓰에번(松江藩)의 제6대 번주였던 마쓰다이라 하루사토(松平治鄕, 1751~1815)가 소장했던 내력이 있는 이도 다완(별명: 기자에몬(喜左衛門))은 현재 일본 국보로 지정돼 있다.
오이도 다완(大井戶茶碗) 기자에몬(喜左衛門) 높이 9.1cm 다이도쿠지 고호안(大德寺 孤篷庵) 일본 국보
고이도 다완(小井戶茶碗) 로소(老僧)명 높이 8.4cm 후지타(藤田)미술관
아오이도 다완(靑井戶茶碗) 세오(瀨尾)명 높이 6.2cm 후쿠오카시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