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란 바탕을 벗겨낸다(剝地)는 뜻이다. 먼저 그릇 전체 또는 일부에 백토를 씌운 뒤, 즉 분장한 뒤에 넣고자 하는 문양을 음각으로 새기거나 혹은 문양 이외의 부분을 긁어내고 그 위에 투명한 유약을 발라 굽는다. 그러면 백토가 발린 흰색 부분과 회색의 바탕색이 대조되면 문양이 선명하게 떠오르게 된다.
백토를 긁어낸 부분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산화철을 칠해 흑갈색으로 나타낸 경우도 있다. 박지 기법으로 주로 표현한 문양은 모란문, 모란당초문, 연꽃문, 연화당초문, 물고기문양 등이다. 일본에서는 이 기법을 긁어낸다는 의미에서 가키오토시(搔落)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분청사기 박지철채모란문 편병(粉靑沙器 剝地鐵彩 牧丹文 扁甁) 15세기 높이 20.4cm 일본 네즈(根津)관
분청사기 박지조어문 항아리(粉靑沙器剝地鳥魚文壺) 15세기후반~16세기 높이32.8cm 구라시키(倉敷) 민예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