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에 유행한 중국소설 『삼국지연의』의 삽화에서 독립한 <삼국지연의도> 계통이 있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에는 보물 142호인 동묘(東廟)에 있었다는 높이 2미터가 넘는 대작 삼국지연의도가 있는데, 이는 현존하는 삼국지연의도 중 가장 크고 작품성도 인정받습니다. 동묘는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를 모시는 사당입니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조선과 명나라 군대가 왜군을 물리칠 때 관우의 신령이 나타나 도움을 입었다고 생각하여, 명나라의 신종이 비용과 친필로 쓴 액자를 보내오고, 조선 조정에서도 협조하여 완공한 것입니다. 이 제사 공간에 어울릴 삼국지연의도임을 감안하면 그 위용이 이해됩니다. “제갈공명초용병”· “와룡선생설전군유”· “와룡선생용기계차전”· “지성단제갈제풍”· “방사원의연환계”· “오림화기아만경주”· “장장군수익주성”· “관흥참장구장포”· “와룡선생승전고” 등 10폭 중 9폭이 남아 있습니다.
이 밖에 대개는 화첩, 병풍, 족자의 형태로 그려져 벽사의 의미나 장식 역할을 하는 등 나중에는 대중적인 민화로 유행하게 됩니다.
<제갈공명초용병(諸葛孔明初用兵)> 230x170.5cm
제갈량이 삼고초려를 받아들인 후 처음으로 박망파에서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장면
하후돈을 앞세운 조조의 대군이 쳐들어오자, 제갈량은 조운, 관우, 장비를 골짜기가 좁고 수목이 빽빽한 박망파로 보내어 지리적 환경을 이용, 조조의 군사를 불로 공격하여 승리를 이끌어내고, 제갈량을 못미더워했던 관우와 장비에게 인정을 받게 된다.
<와룡선생설전군유(臥龍先生舌戰群儒)> 230x139cm
<와룡선생용기계차전(臥龍先生用奇計借箭)> 230x139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