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능(神妙能) 삼품와 일품(逸品)
신-묘-능 삼품이란 각각 신품, 묘품, 능품을 뜻합니다. 품은 ‘품등’ 즉 평가한다는 뜻입니다.
신품(神品)은 하늘이 내린 솜씨, 묘품(妙品)은 일반인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그려내는 것, 능품(能品)은 잘 닮게 그린 것의 뜻으로 쓰였습니다.
역사상 '품'자를 사용해 최초로 그림을 평가한 사람은 사혁(謝赫 479-502)으로 그는 삼국시대에서 제와 양 시대까지의 화가 27명을 제1품부터 제6품까지로 육등분했습니다.
신묘능품은 당나라 말기에 새로 등장한 기준으로, 원래는 서예 작품을 평가하는 데서 시작해 회화에 적용됐습니다.
주경현(朱景玄)은『당조명화록(唐朝名畵錄)』에서 당나라 시대의 화가 124명에 대해 품평하면서 이 신묘능품을 적용했는데, 신묘능 각 품에 다시 상중하(上中下)를 두어 전체를 9등급으로 나누었습니다.
주경현은 신묘능품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색화풍의 화가에 대해서는 일품(逸品 또는 일격逸格)이란 별도의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일품의 '일'이란 '일탈'이라는 말에서 쓰이듯 기준 이외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주경현이 일품으로 선정한 작가는 왕묵(王墨), 이영성(李靈省), 장지화(張志和) 세 사람입니다.
당대(唐代) 화가 장지화(張志和)의 <계각유거도(溪閣幽居圖)> 수권(手卷)
이후 북송 초기에 황휴복(黃休復)은 『익주명화록(益州名畵錄)』에서 일품을 신묘능보다 위에 놓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