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궤(儀軌)
의궤에 대한 정확한 용어 풀이는 "그림으로 그려진 기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왕실이나 국가의 주요 공식 행사가 있을 때 그 내용을 기록으로 남길 때, 후세에 그 내용을 적절하게 참고할 수 있도록 문장 이외에 자세한 그림이 곁들여지게 마련인데, 이것이 의궤입니다. 따라서 의궤는 그림 감상과는 무관한, 행사 내용을 자세히 기록한 책으로서 거기에는 행사의 전말, 경과, 사용된 비용, 참가 인원, 의식 절차, 행사후 포상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의궤는 조선 초기부터 꾸준히 제작되었지만 임진왜란 이전 것은 전하지 않습니다. 가장 오래된 의궤는 1601년 임진왜란을 거치며 병사한 선조의 비 의인왕후의 장례 절차를 기록한 의궤입니다.
의궤에는 글로 표현하기 힘든 내용, 즉 행사에 사용된 도구와 물건 그리고 건물 등을 자세히 그려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런 그림 가운데 의장 행렬을 그린 것은 별도로 "반차도(班次圖)"라고 합니다.
의궤는 보통 임금이 열람하는 어람용(御覽用)을 포함해 보통 5-8부가 제작됩니다. 조선시대 도화서 화원들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바로 이 의궤 제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