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
곽분양은 당나라 때 장수였던 한 사람을 가리킵니다. 이름은 곽자의(郭子儀, 697-781)로, 전란때 황실에 헌신한 공로로 분양왕(汾陽王)에 봉해져 훗날 곽분양으로 불리우게 되었는데, 이 사람은 승승장구 재상의 지위에까지 올랐으며 8남7녀의 자손번창으로 지상의 행복을 다 누렸습니다.
곽자의에 대해서는 당나라 말기부터 충절의 표상인 그림으로 많이 그려졌습니다. 그런데 명말 청초에 이르면 이런 영웅적 행적보다는 부귀공명, 수복강녕 그리고 자손 번창이라는 세속적 행복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민간에서 많이 그려지게 됐던 것이죠.
조선시대 후기에 유행한 곽분양행락도는 곽분양의 세속적 성공을 다룬 내용 가운데 특히 곽분양 축수도(祝壽圖), 즉 장수를 축하하는 연회를 그린 그림이 전해지면서 토착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자미상, '곽분양행락도', 19세기, 비단에 색, 131×415cm. 삼성리움미술관.
이 그림의 내용은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1) 안채에서 잔치 준비로 분주한 모습과 2) 마당에 뛰노는 아이들 모습부분과 탑상에 앉아 자손들의 재롱을 즐기는 곽자의를 중심으로 공연을 펼치는 무희들과 악사들 모습이 있고 이어서 3) 연못의 누대에서 연회를 즐기는 축하객들의 모습으로 구성되는 게 보통입니다.
현재 우리에게 전하는 곽분양행락도는 약 40점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김득신(金得臣 1754-1822)이 그렸다고 전하는 8폭 병풍이 대표적입니다.
자비대령 화원이던 김득신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곽분양행락도>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