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회화를 보면 중국의 산수화의 화풍을 수용하기도 하고 새로이 발전시키기도 하여, 그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조선시대 회화를 이해하기 위해 시대의 유행을 선도하던 화풍과 그 화파를 알아야 합니다. 동양화의 중심이 되는 이 화파들에 대하여 차례로 간략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곽파(李郭派)
이성(李成, 919-967)과 곽희(郭熙, 1000?-1080?)의 산수 화풍을 따르는 화파를 '이곽파'라고 합니다. 이성은 오대(五代, 907~960)의 산수화가이며 곽희는 북송(北宋, 960~1127) 중기를 대표하는 산수화가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된 화풍은 스케일 큰 시각으로 표현한 거대한 산세 표현이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대관(大觀) 산수라고도 부릅니다.
이성 <교송평원도喬松平遠圖> 205.5x126.1cm 일본 澄懷堂文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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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독비과석도> 126.3x104.9cm 오사카시립미술관
곽희 <유곡도幽谷圖> 견본수묵 168x53.6cm, 중국 상하이박물관
특히 나뭇가지 표현에 게 발톱과 같은 형상을 반복하는 해조묘법(蟹爪描法)을 많이 쓰는 것도 특징 중 하나입니다. 또, 산악이나 바위 표현에서는 구름이 뭉게뭉게 피오르는 듯한 운두준(雲頭皴)도 많이 썼지요. 조선초기의 안견은 이곽파 화풍을 자유자재로 구사한 명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