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인이 미상이고 관지도 없으나 서체로 유추할 때 추사가 쓴 것으로 보인다.
‘노추(老醜)’라는 표현에서 노년기의 것으로 추정되고, 자신을 척종(戚從, 항렬이 같은 친척)이라 한 것으로 볼 때 수신인은 친척 가운데 한 사람일 것으로 보인다.
노쇠한 몸에 온갖 병이 찾아오고 한겨울 추위에 이불 속에서 고생하고 있다는 인사말이 눈길을 끈다.
억울한 일을 당한 자신의 지인을 잘 돌봐달라는 것이 편지의 주 내용이다.
수신인에 대한 명확한 호칭과 시점 표기가 없어 명확한 필사 시기를 단정할 순 없다.
天寒歲晏, 遠思如注, 卽問動定何若? 仰溯. 從, 衰相疾祟交侵迭闖, 凡屬老醜諸種, 點簿而無一闕. 間又持被一朔餘, 日昨始解歸, 冒寒添感, 見方苦痛, 悶甚悶甚. 起兄甲日, 大擬往見, 而病未遂意, 只切悵耿. 第聞有兒憂甚非輕云, 令人吃了一警, 間已霍然云耶? 爲之切切悶慮. 就此呈所志, 卽切緊人之所托, 而事甚矜惻, 望須卽爲頉免之地, 如何如何? 餘姑不宣.
卽 戚從 頓
날씨가 차갑고 한 해가 저무는 즈음, 멀리서 그리운 마음 간절한데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몹시 그립네.
종(從, 사촌, 나)은 노쇠한 몸에 온갖 질병이 빈틈을 파고 들어와, 노년의 갖가지 추한 것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점유하고 있네. 요사이 또 한 달 남짓 이불을 감싸고 지내다 엊그제야 비로소 이불에서 벗어나 돌아왔으나 찬 바람에 감기가 들어 괴로움에 휩싸여 있으니, 참 걱정이네.
기(起, 미상) 형의 회갑 때 반드시 찾아뵈려 했으나 병든 몸으로 뜻을 이루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만 간절할 뿐이네.
들리는 말에 아이의 병고가 아주 가볍지 않다고 해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요사이 다 떨치고 일어났는가? 매우 걱정이네.
지금 보내는 소지(所志, 관청에 올리는 소장)는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 부탁한 것인데, 그 사연이 매우 안타까우니 부디 죄과를 벗어날 수 있도록 주선해주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럼 이만 줄이네.
지금 바로 척종(戚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