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화가 당인의 그림을 사람을 시켜 임모하게 했다는 데에서 추사가 평소 그림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갑자기 받은 용뇌향에 대한 남다른 기쁨을 전하며 이 향을 함께 나눴으면 하는 기대를 전하고, 시전지로 보이는 문보전을 가져왔으면 하는 부탁을 마지막에 적었다.
인사말에서 여름철에 쓴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大熱中, 倩人臨六如淸暑圖, 忽禿傖納一椀大白牛眼樣氷片, 伶伶俜俜, 宛在中央, 不覺一陣風颼之自腦門起, 此等爽快 不可不報知吾兄. 且請速歸, 助我快意, 如何如何? 文寶箋十數片, 袖來甚好. 解衣盤礡, 政好及時耳. 苦跂(足+企). 不備.
무더위에 사람을 시켜 육여(六如, 당인唐寅 명대 화가)의 「청서도(淸暑圖)」를 베끼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떠꺼머리 머슴이 큰 흰소 눈만 한 빙편(氷片, 용뇌향龍腦香) 한 사발을 들여주는데, 마치 제 몸이 그 속에 푹 빠져들며 뇌리에서 한바탕 바람이 이는 듯했으니, 이런 상쾌함을 우리 형께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형께서도 속히 돌아오시어 저의 상쾌함을 도와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문보전(文寶箋, 시전지의 일종) 십 수 장을 가져오시면 참 좋겠습니다. ‘옷섶 풀고 편하게 지내기’에 마침 좋은 땝니다. 고대하겠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