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규선
추사가 제주시절에 쓴 편지이다.
수신인은 미상인데 내용으로 보아 제주에 사는 지인이고, 자신을 돌봐준 사람일 걸로 짐작된다.
약재와 관련해 이런저런 내용이 거론되는데 특히 한라산에서 채취한 ‘붉은 사삼(沙蔘)’과 ‘패모(貝母)’에 대한 소문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추사 자료 중 약 처방전 관련 내용이 종종 보이는데 자신의 병세를 직접 진단하고 처방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二日抒懷 亦爲寂寥之濱所難得 卽承手椷 仍諦起居吉旋侍安 且無損於宣鬱之餘 甚可慰喜. 殘疴, 如君見時而已. 半夏麴寶靈丹, 荷此惠及, 可感. 聞姜瑞瑚之子, 上漢拏山, 采得紅沙參貝母而來云. 沙參之紅者, 本草之所未見, 貝母是我東有之者耶? 俱爲異聞奇聞, 漫此及之耳. 不宣.
四月 十四日 泐沖
이틀 동안 회포를 나누는 것 또한 적막한 바닷가에서 얻기 어려운 일이었네. 지금 손수 쓴 편지를 받고, 부모님 모시고 잘 지내며 답답함 푸는 즈음에 별 탈이 없다 하니 매우 기쁜 일일세. 병고에 시달리는 나는 그대가 왔을 때와 매한가지일 뿐일세.
보내 준 반하국(半夏麴)과 보령단(寶靈丹)은 고맙네. 듣자하니 강서호(姜瑞瑚)의 아들이 한라산에 올라가 붉은 사삼(沙蔘)과 패모(貝母)를 채취해 왔다 하는데 붉은 사삼은 『본초강목』에 안보이는 것이고, 패모는 우리 동방에 있는 것인가? 모두 특이한 소문이어서 언급해보네. 그럼.
4월 14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