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나이 60세 때인 1845년 8월 25에 제주도 대정에서 쓴 편지이다.
수신인은 완읍(完邑) 김서방(金書房)인데 완읍이 지금의 전라북도 완주인 지 아니면 전라남도 완도인 지는 불분명하다. 완읍 김서방에게 보낸 편지는 이 것 말고도 좀 더 있어서 추후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김서방이 누구인 지 또한 미상인데 당시 그 또한 노년이었는지 안부에서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
추사 집안 소유로 보이는 농장의 도지세 처리를 부탁한 것이 이 편지의 본론인데, 양봉계(梁鳳溪, 미상)라는 인물과 함께 잘 처리해 달라는 부탁으로 볼 때 집안 소유 농장이 별도로 관리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겉봉] 完邑金書房靜史 卽傳 靜浦候牘
秋且過半 渺然天末 懷緖甚勞 卽維近凉 靜履曼吉 老者消遣法在何處 秋圍亦能獲雋 庸是遠懸 不勝耿溯 此狀 依昔蕉顇 口臭宿苦 迄今不已 眼花又忒甚 無非衰相轉耳 收拾不得 自憐奈何 梁鳳溪 今又告行 玆以庄物之年例輸致者爲託 幸與之商裁 至仰 都留 不宣式
乙巳 八月 卄五 泐具
[겉봉] 완읍(完邑, 완주) 김서방(金書房) 정사(靜史)에게. 정포(靜浦)에서.
가을이 절반을 지났는데 아득한 하늘 끝에서 그리운 마음 매우 간절하네.
서늘한 계절이 가까운데 잘 지내고 있는가? 늙은이의 나날 보내는 법은 어디에 있는 건가? 추위(秋圍, 가을에 보는 향시鄕試)에도 성과를 얻었다 하는데 멀리서 그립고 궁금한 마음 이루 금할 수 없네.
이곳은 이전과 다름 없이 초췌하여, 묵은 구취(口臭)가 여전히 낫지 않고 흐릿한 눈 또한 매우 심하니 이는 모두 쇠퇴함이 전이된 것으로 수습할 방법도 없으니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네.
양봉계(梁鳳溪, 미상)가 지금 또다시 간다고 하여 해마다 보내줘야 할 농장(農庄) 건에 대해 부탁했으니 부디 그와 잘 상의해서 처리해주길 바라네. 그럼 이만 줄이네.
을사년(1845) 8월 25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