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추위와 관련된 인사말에 이어 감기에 몸살을 앓고 자신의 여러 정황을 두루 거론하며 이로 인해 기(起, 미상)형의 회갑연에 참석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지인의 소지(所志, 청원서)를 전하며 매우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있으므로 잘 살펴달라는 부탁의 말로 끝맺었다.
필체로 미루어 50대 전후의 것이 아닐까 싶다.
天寒歲晏 遠思如注 卽問動定何若 仰溯 從 衰相疾祟交侵迭闖 凡屬老醜諸種點簿 而無一闕間 又持被一朔餘 日昨始解歸 冒寒添感 見方苦痛 悶甚悶甚 起兄甲日 大擬往見 而病未遂意 只切悵耿 第聞有兒憂 甚非輕云 令人吃了一驚 間已霍然云耶 爲之切切關慮 就此呈所志 卽切緊人之所托 而事甚矜惻 望須卽爲頉免之地 如何如何 餘姑不宣
卽 戚從 頓
하늘은 차고 한 해는 저물어 멀리서 그리운 마음 물 쏟아지듯 합니다. 지금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몹시 궁금합니다.
종(從, 척종)은 노쇠한 몸에 병마가 침투, 늙고 추함의 모든 것이 점령하여 하나도 여유로운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한 달 남짓 이불을 안고 지내다 얼마 전에야 이를 벗어나 돌아왔는데 찬바람에 감기가 들어 고통을 곱씹고 있으니 참 걱정입니다.
기(起)형의 회갑에 반드시 찾아가 보려 했는데 병으로 뜻을 이루지 못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들의 병고가 그다지 가볍지 않다는 말을 듣고 나자빠질 뻔했는데 요사이 완쾌가 됐다 하는지요? 몹시 걱정입니다.
지금 보내드린 소지(所志, 청원서, 진정서)는 아주 가까운 사람이 부탁한 것으로, 그 정상이 아주 불쌍하니 부디 책임을 면하게 해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만 줄입니다.
지금 척종(戚從, 인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