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종형에게 보낸 편지인데 재종형이 누군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서체로 미루어볼 때 40대 쯤이 아닐까 짐작된다.
‘인내하기 힘든 내용’이라거나 ‘미치도록 소리치고 싶다’, ‘초조함을 멈추고 답답함만 풀어주어도 더없이 다행이겠다’는 등의 표현으로 볼 때 긴급하고 다급한 일이 발생했음을 암시해주는데 구체적으로 그것이 어떤 일이었는지는 미상이다.
다급한 상황이었는지 시작부부터 끝부분까지 필세가 한 흐름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俄者上謝, 伏想覽下矣. 少選, 侍餘體度, 一向萬安? 仰溯. 弟, 只是石木. 見以不忍之書, 轉報南中, 寧有似此情事, 只欲叫狂耳. 俄書所陳, 仰想俯悉, 玆以走伻, 下諒如何. 第令止燥導鬱, 幸甚幸甚. 姑留不備.
卽日 再從弟 上書
얼마 전 전 보내드린 편지는 받아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사이 별고 없으신지요? 그립습니다.
재종제는 그저 목석일 뿐입니다. 지금 인내하기 힘든 내용의 글이 남쪽에 전해졌으니 어찌 이런 일이 있단 말입니까! 미치도록 소리치고 싶을 뿐입니다.
앞서 보내드린 편지에서 서술한 내용은 살펴보셨으리라 생각되며, 지금 종을 하나 보내니 살펴주시기 바랍니다. 초조함을 멈추고 답답함만 풀어주어도 더없이 다행이겠습니다. 그럼 이만 줄입니다.
지금 바로 재종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