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2수의 칠언절구이다. 첫 수 제 2구의 ‘산의 인연 강의 결과로 이어졌네(始以山因爲江果)’와 둘째 수 제 3구의 ‘문 나섬에 큰 강 보며 허허 웃네(出門一笑大江橫)’라는 표현에서 노년기인 이른바 강상시절(제주 해배이후 지금의 이촌동 부근에서 머물던 시기)에 자신을 찾아온 두 스님에게 지어준 작품으로 추측되는데, 구체적으로 찾아온 스님이 누구인지는 미상이다.
별지에 추사의 진품임을 알리는 의재 허백련의 배관기가 첨부돼있다.
天風吹送兩師來 始以山因爲江果 不知佛意作什麽 毘盧頂上運大舸
閉門万二千峯靑 出門一笑大江橫 閉門出門是不二 兩采一賽師自記
正受庵主
하늘 바람 두 스님 보내시니, 산의 인연 강의 결과로 이어졌네. 부처의 뜻은 무엇일까, 비로봉 꼭대기에 큰 배 움직이네.
문 닫음에 만이천봉 푸르고, 문 나섬에 큰 강 보며 허허 웃네. 문 닫고 문 나섬이 둘이 아닌 법, 승부 논하기 어려움을 스님께서 잘 아실 터.
정수암주(正受庵主)
此帖 先生與名僧高師酬唱者也 而磊落自在之熊 非用力者之可及也
甲辰 淸秋 後學 許百鍊 拜觀
이 첩은 선생(추사)께서 명망 높은 스님과 수창(酬唱)한 시이다. 거리낌 없고 자유자재한 것이 억지로 용쓰는 자가 미칠 바가 아니다.
갑진년(1964) 청추(淸秋)에 후학 허백련 배관(拜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