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가 소당 김석준이 그린 것으로 보이는 「낙목일안도(落木一雁圖)」라는 그림에 화제(畫題) 형식으로 쓴 것이다. 관지의 ‘노과(老果)’라는 표현으로 볼 때 노년기 과천에 머물 때 쓴 것이다.
그림에 대한 논평인데, 추사의 말년 제자로 추사 작품 전파에 상당한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이는 소당 김석준의 내적 성취를 주로 논했다. 사공도와 소식이 도달한 경지를 김석준도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는 최고의 상찬을 표한 것이다.
「낙목일안도」가 현존하지 않아 누구의 작품인지 알 수 없지만, 김석준을 주로 논평한 것을 볼 때 김석준이 그린 것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추사와 김석준의 인장이 함께 있는 것에서 추사가 김석준에 직접 써 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송은 이병직의 수장인에서 이 그림의 수장 내력을 알려준다.
[佛弟子불제자], [艸艸塞責초초색책], [秋史추사], [金正喜印김정희인], [逢侈之印봉치지인] 등의 5과의 추사 관련 인장과 [金奭準김석준] 등 2과의 김석준 관련 인장, [松隱珍藏송은인장]이 날인돼 있다.
『완당전집』 권4 『서독(書牘)』 「여오생(與吳生) 4」와 『완당전집』 권6 『제발(題跋)』 「제낙목일안도(題落木一鴈圖)」에 본 내용이 있는데 「여오생(與吳生) 4」에선 ‘苕侯’를 ‘小棠’으로 표기했다.
『완당전집』 권4 『서독(書牘)』 「여오생(與吳生) 4」와 『완당전집』 권6 『제발(題跋)』 「제낙목일안도(題落木一鴈圖)」에 본 내용이 있는데 「여오생(與吳生) 4」에선 ‘苕侯’를 ‘小棠’으로 표기했다.
司空表聖二十四詩品 無非詩境 坡公 空山無人 水流花開 山高月小 水落石出 又是無上妙諦 今此落木一雁 於兩公之外 拈出一異境 苕侯胸中 天機自足 有以上摩兩公耶 尙見苕矦侯詩 有曉來黃鳥有深思之句 甚似司空風味 果有得於一雁境中者歟
老果 題落木一雁圖
사공표성(司空表聖, 사공도司空圖)의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은 시의 경지 아닌 것이 없다.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텅 빈 산 아무도 없고, 물 흐르고 꽃 피었다.”, “산 높고 달 작은데, 물 줄어 돌부리 우뚝하다.”도 더 없는 오묘의 경지이다. 지금 이 「낙목일안도(落木一雁圖)」[낙엽 하늘에 기러기 한 마리 그림]는 위 두 분의 것 밖에서 또 다른 경지를 끌어냈으니, 소후(苕侯, 김석준金奭準)의 가슴 속에 오묘한 이치가 가득하여 위 두 분에게 다가간 것인가? 일찍이 본 소후의 시에, ‘새벽 꾀꼬리 소리 깊은 생각 담겼다’는 구가 있는데 사공표성의 풍미와 아주 비슷한 바, 정말 ‘기러기 그림’의 경지에서 터득한 것이 있는가 보다.
노과(老果)가 「낙목일안도(落木一雁圖)」에 제(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