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배 시절인 1846년(60세)에 쓴 추사의 편지이다. 수신인은 미상이지만 관계가 가까운 사람으로 보인다. 시종하는 사람들이 오가고 배편의 이용 등에서 유배지 삶의 여러 면모가 엿보인다. 이 시기 추사체의 면모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전문 탈초 및 해석)
天遙海遠 此懷甚苦 六年歸侍 家室團洽 想喜歡无量也 未知何日果抵達 似在端陽後 一路勞撼 爲狀亦安健 渾况俱無恙 遠耿如水 吾間以痰滯大爲苦痛 數日稍勝耳 安傔及此來替 甚幸 見又痁發 愁惱不可狀 聞有貢便 略及 留續 不式
乙巳 五月 十五日 老迦
하늘은 아득하고 바다는 멀어 참 괴롭습니다. 육년 만에 귀가하여 부모님도 모시고 식구들과도 단란하게 지내시게 되어 그 기쁨 한량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언제쯤 도착하셨습니까? 아마 단양(端陽, 단오) 뒤였을 듯한데, 힘드셨을 길이 줄곧 평안하시고 식구들도 모두 별 탈 없으신지요? 멀리서 그리운 마음 물처럼 흘러넘칩니다.
저는 요사이 담증과 채증으로 대단히 힘들었는데 며칠 사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종 안(安)이 이즈음에 와 다른 사람을 대체해서 대단히 다행입니다만 지금 또다시 학질이 발생해서 그 고뇌를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공물(貢物) 편이 있다 해서 간략히 몇 자 적습니다. 이어서 또 편지를 보내드리기로 하고 이만 줄입니다.
을사년(1845년) 5월 15일 노가(老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