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전통예술세계를 서화(書畵)라고 부릅니다. 서예는 이렇듯 조선 시대에 회화 다음으로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주요 서예가들에 대해 인물 행적, 글씨 특징, 원본 자료 등을 소개해 미지의 영역에 머물고 있는 조선시대 서예 세계를 새롭게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이 글에 관련된 각종 해설, 해제, 자료 제공은 단옥션 김영복 대표, 선문대학교 김규선 교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이동국 부장, 미술사가 황정수씨 그리고 서울 옥션이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한 『국역 근역서화징』(한국미술연구소기획, 시공사간행),『한국역대서화가사전』(국립문화재연구소 간행)을 기본 참고자료로 삼았음을 밝힙니다.
고려후기의 문신. 자는 달가(達可), 호는 포은(圃隱)이며 시호는 문충(文忠)이다. 본관은 영일.
태어날 때 모친 이씨가 난초 화분을 품고 있다 땅에 떨어트리는 꿈을 꾸었다고 해서 첫 이름을 몽란(夢蘭)으로 지었다. 몽주는 어른이 된 이후의 이름이다.
24살에 진사에 급제하여 문하시중, 성균대사성 등 고려말의 핵심적 관료로 활동했다.
현재 전하는 글씨 자료가 거의 없어 영향과 특징에 대한 논의는 적은 편이다.
필적은 근세 오세창이 편찬한「근역서휘(槿域書彙)」와 2000년대 초에 세상에 공개된「백운첩(白雲帖)」등에 필적이 전한다. 아래 서간은 최근 일본에서 찾아온 새 자료이다.
[자료1]
서간: 32.6x26.3cm 1385년, 서울옥션 제공
서간: 32.6x26.3cm 1385년, 서울옥션 제공
(부분해제)
數日來秋聲益高令人懼慄. 不審靜中動止, 此時何知. 此間姑保宿狀而稟.
(...)
自惟老物進退係國, 不得與足下同此樂, 皇天何意, 望風健羨不已.
晦翁書想已看了, 還付望甚. 暫此不宣狀.
洪武十八年秋七月旣望 夢周.
며칠 사이 가을 소리가 점점 높아지니 사람 마음을 쓸쓸하고 서글프게 합니다.
조즘 기거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전과 같이 그럭저럭 지내고 있습니다.
(...)
이 늙은이의 진퇴는 나랏일에 매어 있어서 족하와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없으니
하늘은 무슨 뜻인지 멀리서 바라보며 부러움을 금치 못할 뿐입니다.
화옹(朱子)의 책은 이미 다 보셨을 것 같으니 돌려보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더 갖추지 못학 이만 줄입니다.
(글뜻)
*고보(姑保): 그럭저럭 지냄.
*숙상(宿狀): 이전 상태.
*건선(健羨): 몹시 부러워함. (참고: 하영휘 편저『옛편지 낱말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