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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아이디어는 누가 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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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19세기말, 폴 고갱Paul Gauguin(1848-1903)이 그린 자화상이다. 제목은 <에밀 베르나르의 초상이 담긴 자화상(레미제라블)>.  좌측의 큰 얼굴이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의 모습을 한 자화상이고, 오른쪽에 작게 그려진 얼굴은 에밀 베르나르Émile Bernard(1868-1941)의 얼굴이다. 에밀 베르나르 또한 자신의 자화상에 고갱의 모습을 넣었다.

이 그림은 서로 초상화를 그려서 달라는 다른 한 화가의 제안으로 시작된 일이다. 고갱은 이 그림을 그려 "그"에게 보냈으며, 그림을 받은 화가도 기쁜 마음으로 자화상을 그려 고갱에게 보냈다. 

이 아이디어를 낸 화가는 누구일까?


폴 고갱 <에밀 베르나르의 초상이 있는 자화상(레미제라블)Self-Portrait with Portrait of Emile Bernard (Les misérables)> 1888, oil on canvas, 44.5x50.3cm, 반고흐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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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 빈센트 반 고흐

이 폴 고갱과 에밀 베르나르 두 사람을 부추겨 서로의 모습을 그림에 남기고 그림을 주고받은 것은 반 고흐의 제안으로 시작된 일이었다.
암스테르담의 반고흐뮤지엄에 고갱의 자화상과 에밀 베르나르의 자화상이 모두 소장되어 있다. 


에밀 베르나르 <고갱의 초상이 있는 자화상Self-Portrait with Portrait of Gauguin> 1888, oil on canvas, 46x56cm, 반고흐뮤지엄


베르나르는 프랑스 서해안 퐁타방Pont-Aven의 한 마을에서 이 자화상을 그렸다. 고갱과 베르나르는 퐁타방에서 함께 지내며 작업을 했다. 당시 프랑스 남동쪽, 퐁타방의 정 반대쪽 지역 프로방스에서 외로이 지내며 작업을 하던 반 고흐는 친구처럼 지내던 두 사람에게 서로의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부탁 및 제안을 했다. 

베르나르는 그때 겨우 스무 살 남짓이엇고 고갱이 자신보다 나이가 두 배나 많았기에 초상화를 그리기는 조금 두려웠다. 그들은 각자 서로의 스케치가 담긴 자화상을 그리기로 했고 고갱은 이 그림을 반고흐에게 보냈다. (반고흐도 자신의 자화상을 고갱에게 보냈다.) 베르나르는 자신의 그림 서명에 반 고흐를 위해 그린 것임을 표시했다.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을 위한 자화상Self-portrait dedicated to Paul Gauguin> 1888, Oil on canvas, 62×52 cm, 포그아트뮤지엄 MA



반 고흐는 왜 둘이 서로의 모습을 그려주라는 오지랖을 부렸던 것일까? 일본 우키요에에 심취해 있던 그는 우키요에 작가들끼리 서로 작품을 교환하곤 한다는 것을 알고 영감을 얻어, 폴과 에밀도 그렇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고립되어 작품을 하던 반고흐는 예술적 뜻을 나누는 친구를 간절히 원했고 서로서로 그런 관계가 되면 얼마나 좋을지 아이처럼 상상하며 즐거워했던 것 같다. 반 고흐는 “그들은 서로를 좋아해서 붙어다니는 것이 분명하다. 그들 사이에는 어떤 조화로움이 있다....그러한 존경과 존중의 의미로 그들을 닮을수록 우리에게는 더욱 좋은 일이다.”라고 쓰기도 했다. 베르나르의 자화상 우측 아래쪽에 보이는 그림은 우키요에이다. 

다시 고갱의 그림으로 돌아와서. 벽면의 화사한 꽃무늬 패턴은 ‘우리의 예술적 순수함’을 증언하는 화가의 방식이라고 하면서 화사한 배경에 대조되는 자신의 거칠고 어두운 모습을 짙은 외곽선을 사용해 대조시켰다. 추상화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잘 이해되지 않지만 본인 스스로는 이 그림을 “추상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 고흐는 이 그림을 받고 기뻐했으며, 자화상의 우울함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고갱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우울함(blue)이 짙게 물든’ 이라고 표현하고, 그가 고통스러워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갱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의 모습으로 연기한 자신을 그렸다. 그 당시 인기 소설 주인공 캐릭터, 영웅적이나 고독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장발장을 당대에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예술가인 자신과 동일시했다. 요즘 같으면 히어로 무비 주인공으로 분장한 자화상인 격이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내 모습으로 그를 연기함으로써 당신은 나 개인의 이미지 뿐만 아니라 사회의 불행한 희생자들이 선을 행함으로써 복수하는 우리 모두의 초상화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꽤 대단한 자의식이 아닌가.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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