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다른 화가들의 인지도에 많이 밀리지만 17~18세기 유럽에서 에스파냐 화가로 그보다 더 명성이 큰 화가는 드물다 할 정도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풍속화, 초상화, 종교화 등 다양한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당시에는 성모 그림으로 유명했다고 하지만 현재는 어린 거지 소년의 모습을 그린 <거지소년 The Young Beggar>이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벼룩을 잡는 한 거지 소년의 모습을 그린 스페인 화가는 누구일까?
① 벨라스케스
② 수르바란
③ 무리요
④ 리베라
⑤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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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린 에스파냐의 화가는 ③ 무리요.
Bartolomé Esteban Murillo 1617~1682 , The Young Beggar, c.1645, oil on canvas, 137x115cm, Musée du Louvre, Paris,
무리요의 자화상
지금이야 벨라스케스나 고야 같은 화가들이 그보다 훨씬 유명하지만 당시에는 무리요가 최고로 잘 팔리는 화가였다. 세비야 출신으로 카스티요에게서 그림을 배웠으며, 이탈리아의 라파엘로, 코레조, 북유럽의 루벤스나 반다이크의 그림의 영향을 받아 차가운 색조의 세비야화파의 그림에서 바로크의 안정되고 따뜻한 느낌을 가미할 수 있었다. 그의 고향 세비야 대성당에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의 환시The Vision of Saint Anthony of Padua>(1656) 등의 대표작을 남겼고 성모화를 많이 남겨 ‘에스파냐의 라파엘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성 안토니오의 환시
The Virgin of The Rosary c.1649 oil on canvas, 164x110cm,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Virgin and Child with Saint Rose of Viterbo. Thyssen-Bornemisza Museum, Madrid.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성모 그림 같은 작품들 때문인지 그의 그림들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라는 시각과 함께 점차 주목받지 못하게 됐는데, <거지소년> 등의 아이들 그림이 이 평가를 뒤집을 만 하다. 예쁘게, 최대한 예쁘고 뽀샤시하게 그리고자 하는 자신의 취향을 딛고 그려낸 이 그림으로 그의 예술가적 숨은 자질을 드러낸다.
리얼리즘이라고 할 만한 인식은 아니었을지라도 그의 이 그림에서 소년을 비추는 빛, 그 빛이 미치지 않는 어두운 구석, 벼룩을 잡는 소년의 담백무상한 표정, 밤톨같은 까까머리가 귀여워도 누덕누덕 기운 옷과 까무잡잡 때가 낀 손과 발 통해 그의 힘겨운 삶이 어쩔 수 없이 드러난다. 화면의 모든 곳이 화가의 의도대로 완벽히 콘트롤되었지만 특히 창문의 표현과 소년의 신체에 떨어지는 빛으로 관람자의 시선을 능수능란하게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려서 고아가 되어 어려운 시기를 보냈기에, 무리요가 그린 거리의 아이들에서 그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