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프랑스에서 여성 화가는 활동에 여러 제약이 있었다. 전통적인 여성상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프랑스의 미술 학교들은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여성 화가는 그러나 그런 모든 제약을 딛고 끊임없는 노력과 대담한 시도로 당대 가장 유명한 여성 화가가 되었다.
그녀는 동물을 제대로 그리기 위해 20대였던 1840년대에 ‘이곳’을 찾아가 괴로운 주변 환경과 남자들의 욕설을 참아내고 동물들을 공부했다.
이곳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에 마시장에 매주 찾아가 그곳의 모습을 그려 그녀의 대표작으로 남게 되었다.
이곳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에 마시장에 매주 찾아가 그곳의 모습을 그려 그녀의 대표작으로 남게 되었다.
로사 보뇌르, <마시장The Horse Fair> 1853-55, 캔버스에 유화, 244.5x506.7cm,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그녀가 20대에 동물 스케치를 연습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어디일까?
----
로사 보뇌르(Rosa Bonheur, 1822-1899)는 동물 해부학을 공부하기 위해 스스로 파리에 있는 도살장에 찾아갔다. 여기저기 피가 낭자하고 짐승들의 울부짖음이 넘쳐나는 곳인 데다가 그곳의 남자들은 자신들의 세계에 쳐들어온 젊은 여성에게 욕설을 퍼붓기 일쑤였다. 1880년에 기록된 그녀의 이력에는 “동물 화가인 그녀는 그림 주제를 위해 정상궤도를 벗어나, 때로는 파리의 커다란 마구간이나 도살장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짐승들은 무척 얌전히 굴었다. 그러나 짐승보다 우월한 존재들인 도살자들과 마구간 하인들은 짐승들을 별로 본받지 않았다”라고 써 있다. 정답은 도살장.
동물 그림을 그리고 싶던 보뇌르는 마시장을 그리려고 마음먹고, 그림에 방해되지 않게 하기 위해 짧은 머리에 남자 옷을 입고 변장하여 매주 마시장을 찾아갔다. 완성된 <마시장>은 유럽과 미국에서 곧 인기를 끌게 된다. 활기 넘치는 마시장의 분위기, 윤기 있는 피부 아래 근육이 불끈거리는 말들의 우아하면서도 거친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진 이 그림은 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말 뿐만 아니라 소, 노새, 사슴 등의 동물을 그렸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말 그림이다.
그녀의 그림은 프랑스의 여러 도시, 런던을 거쳐 미국에서도 팔리게 된다. 오십 대에 경제적 성공을 거둔 로사 보뇌르는 이제 변장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짧은 머리 스타일을 유지했으며, 평생 두엇의 여성 연인이 있었다.
애나 클럼키Anna Elizabeth Klumpke가 그린 보뇌르의 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