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지만 창백한 여인이 수풀이 우거진 개울 속에 누워 있습니다.
이 그림에 대한 다음 설명들 중에 맞는 것은 무엇일까요? 모두 골라 보세요.

① 20세기 초반에 그려진 것이다.

②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내용 중 한 부분을 그린 것이다.

③ 라파엘로의 화풍을 이어가자고 주장하는 미술운동 집단의 그림이다.

④ 이 그림을 위해 실제 모델이 시냇물에 들어가 누워 있어야 했다.

⑤ 그려진 꽃들은 각각 상징을 고려해서 선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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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에버릿 밀레이, <오필리아>, 1851-52년, 캔버스에 유채, 762 x 1118 mm, 런던 테이트 브리튼

라파엘 전(前)파, 영어로는 Pre-Raphaelite Botherhood라고 불리는 집단은 1848년 영국 런던에서 로세티, 홀먼 헌트, 밀레이가 모여 시작한 모임으로, 이 젊은 화가들은 ‘이 시대의 경박한 미술’에 격렬하게 반발한 비밀스런 미술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당시의 미술사가와 비평가들은 라파엘로를 르네상스의 위대한 화가로 추앙했고 그러한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하여 그 시대 그림에 몇 가지 부정적인 면을 드리우게 된 면이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장중하고 연극적인 장식성, 제도 화단의 경직된 모습의 반복 등이 드러나자 이들은 라파엘로 이전의 초기 르네상스의 더 순수하고 진지한 면을 추구하고자 한 것입니다.
라파엘 전파가 고결하고 순수한 면을 강조하다 보니, 상징주의와 사실주의를 지나치게 결합시키기도 했고, 종교적인 소재나 낭만적인 소재 등 정해진 주제만을 다루게 되었으며, 모든 것을 직접 관찰하고 그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라파엘 전파의 작품이 공개되기 시작하던 당시는 역사화가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었어서, 그들이 집착하는 종교적 혹은 사실주의적 테마는 사람들에게 어색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왕립 아카데미에서의 꾸준한 전시 이후 1852년 무렵에는 꽤 인기를 얻기 시작합니다. 이들의 화풍은 상세하게 사실을 묘사하는 데 치중했다가 점차 현실 비판적인 경향을 띠게 되는 등의 변화를 겪기도 했고, 중세주의에 치중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등으로 분열되며 점차 동력을 잃고 사라지게 됩니다. 

이 그림 <오펠리아(Ophelia)>를 그린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1829-1876)는 11살에 로열 아카데미에 들어갈 정도의 신동이었다고 합니다. <오펠리아>는 라파엘 전파의 전형적인 그림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물에 몸을 던져 자살한 햄릿의 애인을 그린 것으로 실제 야생화들을 띄워 놓고 모델을 물에 들어가 있게 하여 관찰하며 그린 그림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죽음과 슬픔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림에 등장하는 꽃의 꽃말까지도 선별했습니다. 양귀비는 죽음, 데이지는 순결, 장미는 젊음, 제비꽃은 정절과 요절, 팬지는 허무한 사랑을 상징합니다. 낭만주의가 강조된 이 그림을 위해 수십 시간 욕조에 들어가 있어야 했던 19세의 모델 엘리자베스 시덜은 독감으로 고생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후에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와 결혼합니다. 

이 그림은 처음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세월이 지나 20세기에 재조명 받습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에 등장하기도 하고 일본에서 특히 인기가 많아 두 번이나 일본으로 건너가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정답은 ②, 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