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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누드에 진심이었던 로코코의 대표 화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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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쌍의 젊은 남녀가 나체로 껴안고 있는 상황. 남자의 당황한 눈길을 따라가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남자가 그물을 손에 쥐고 망연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시선은 여성의 은밀한 곳에서 떨어질 줄을 모른다.

이 그림의 주제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나오는 그리스신화이다. 혼외 정사를 벌인 마르스와 베누스(비너스)를 망신주는 불카누스의 이야기인데, 내용을 담으려는 노력보다는 육감적인 베누스의 몸을 보다 자극적으로 묘사하고자 하는 회화적 노력이 돋보인다.


화려하고 장식적이고 관음적인, 이 그림을 그린 로코코의 대표 화가는 누구일까?


① 와토    ② 부셰   ③ 프라고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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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부셰(François Boucher, 1703~1770) <불카누스에 놀란 마르스와 베누스Mars and Venus surprised by Vulcan> 1754년, Oil on canvas, 164x71cm, 런던 월리스 컬렉션


정답은 ② 부셰.

로마신화에서 불카누스는 그리스신화에서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에 해당한다. 꽃미남이 넘쳐나는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절름발이에 추남이고 고된 노동으로 찌든 신 헤파이스토스는 대장간에서 하루종일 다른 신과 영웅들의 무기를 만들어주는데, 아내가 미의 여신 베누스(아프로디테)라는 것이 그의 불행의 씨앗이었던 것.
 
태양신 헬리오스는 베누스가 전쟁의 신 마르스(아레스)과 몰래 만나는 현장을 목격했다. 이를 괘씸하게 여겨 베누스의 대장장이 남편 불카누스에게 이를 귀띔했다. 소식을 들은 그는 순간 벼리고 있던 연장을 다 떨어뜨릴 만큼 충격을 받았다. 불카누스는 즉시 청동을 두드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는 실을 만들고 이것으로 정교한 그물과 올가미를 만든 후 이를 침대에 쳐놓고 아내가 외간남자를 불러들이기만을 기다렸다. 그런 줄도 모르고 베누스는 또 마르스를 침대로 꼬여와 사랑을 나누었다. 꼼짝없이 올가미에 걸려 신들을 모두 불러다놓고 침실 문을 열어 베누스와 마르스가 껴안고 있는 것을 구경시켰다는 이야기.


다양한 역사적 배경에서 화가가 그리게 되는 여성의 누드는 때로는 수줍고 때로는 과감하며 어차피 같은 욕망을 드러낼지라도 가지각색의 온도차를 보이게 된다. 로코코의 향락적인 면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 화가의 누드화 안에는 관람자를 배치시켜 관음증적 장치를 추가하곤 한다. 이 그림에서도 불카누스는 아내의 은밀한 곳을 훔쳐보는 것처럼 보인다. 베네치아에서 누드화의 전통이 형성된 이후 불카누스는 종종 아내인 베누스의 성기를 훔쳐보는 모습으로 그림에 등장하곤 했다.



같은 주제의 틴토레토의 그림


프랑수아 부셰(François Boucher, 1703~1770)의 주요 후원자는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퐁파두르 부인이었지만, 부셰의 누드화는 남성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른 로코코 화가들처럼 관음증적인 장치를 자주 이용해 연애 중인 남녀의 모습을 그렸다.



부셰 <퐁파두르 부인의 초상> 1756년, 캔버스에 유채, 212x164cm, 뮌헨 고미술관


로코코 시대는 앙투완 와토로 시작한다. 프랑스에서 생겨난 이 양식은 18세기 동안 유럽 전역을 통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예술 양식을 지칭하는 대부분의 용어가 그렇듯이 이 용어도 약간은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로카이유(rocaille)라는 프랑스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개껍질, 장식석을 이용한 실내 장식품의 양식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가볍고 얄팍하며 진지하지 못한 과거의 예술이라는 의미가 된다. 바로크의 한 변종이라고 볼 수도 있다. 18세기인데 17세기로 회귀하는 모습의 이 과장되게 장식적인 측면의 예술은 우아미, 꿈꾸는 듯한 면을 보여 현실과 거리를 두는 것처럼 보였다.

이 작품을 그린 부셰는 와토와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는 덜하지만 뭔가 더욱 충실하고 견고한 면을 보였다. 유약한 체질의 와토보다 상대적으로 건장한 신체를 가진 이였고, 호색가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와토보다 로코코의 장식 정신을 제대로 대표하며, <목욕하는 디아나> 등의 대표작에서도 신화같지 않은 현실 문명세계 정원으로 내려앉은 여성의 몸인 듯한 누드의 매력을 끝까지 끌어올렸다.

20세기에는 페미니즘과도 맞지 않고 현실적이지도 못하니 평가받기 어려운 화가인데, 묘하게도 비평적 관심은 꾸준히 받고 있는 듯하다. 적어도 부셰는 위선 없이 똑바로 자신이 생각한 그 아름다움의 여성성으로 직진. 경의를 표했다.



부셰 <목욕하는 디아나> 1742년, 57x73cm, 루브르


부셰 <사랑을 달래는 비너스> 1751년, 107x84cm, 워싱턴DC 내셔널갤러리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24.11.1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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