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들은 조선의 유명 화가들인 정선, 김홍도, 유숙, 김한철이 그린 것이다.
정선 「겸재화첩」 비단에 수묵담채, 30.3×20.3cm, 우학문화재단
김홍도, 종이에 수묵담채, 111.9 × 52.6cm, 간송미술관
유숙, 132.4 × 53.3cm, 종이에 수묵담채, 국립중앙박물관
이한철, 205 × 67.2cm, 종이에 먹, 국립중앙박물관
구도는 다양하지만 그림 안에 공통적으로 수레를 탄 어르신이 꽃이 핀 경치가 보이는 산길을 가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서 중국의 옛 고사를 바탕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맘편히 수레를 타고 가며 꽃구경을 하는 이 사람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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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송대에 소옹邵雍(1011∼1077)이라는 철학자가 있었다. 시호가 '강절'康節'이어서 소강절이라고도 부르고 안락선생이라고도 한다. 허난(河南) 지역에 살던 사람인데 『자치통감』을 펴낸 사마광 등과 친하게 지냈다. 대정치가였던 사마광은 당대의 과학자인 소옹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소옹이 나타나지 않자 “숲 사이 높은 누각 바라보기 오래건만, 꽃 밖의 작은 수레 아직도 오지 않네林間高閣望已久 花外小車猶未來”라는 시를 지으며 그를 기다렸다고 한다.
요 때 ‘꽃 밖의 작은 수레花外小車’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꽂혀서 동자가 끄는 이륜 수레를 탄 소옹이 꽃이 핀 평경을 감상하느라 친구와의 약속을 잊고 있는 장면이 그림으로 여러 차례 그려지게 된다. 그림에는 수레를 탄 소옹 노인만 나오지 기다리는 주체인 사마광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림 제목은 모두 <화외소거도(花外小車圖)>. 그림 상단에 친절하게 모두 적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