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약간 상단, 그리고 왼쪽 하단에 둥글게 벽을 두른 성(城)이 보입니다.

내부에 건물이 몇 채씩 있고, 성벽 위에 군사인 듯한 사람들이 둘러 서 있습니다. 
그 바깥쪽에는 성벽을 에워싼 다른 복장의 군사들이 성벽을 향해 무기를 겨누고 있습니다. 
성이 물가에 있는 것인지 흰 돛을 단 배들이 성을 향해 늘어서 있습니다.

이 그림은 어떤 전투의 모습인 듯합니다. 어디일까요? 어떤 전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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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규장각 소장 이시눌의 <임진전란도>입니다.
아래쪽 근경에는 다대포진, 중앙 위쪽 원경에는 부산진, 두 성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장면입니다.
조선군에 비해 왜군이 많아 열세였던 당시의 상황을 잘 드러냈고, 인물의 중요성에 따라 크기를 다르게 했습니다. 

중심이 되는 부산진 전투는 1592년 4월 13일, 일본 선봉 고니시 유키나가가 병선 700여 척을 앞세우고 부산포에 침입하여 일어납니다. 남문을 사이에 두고, 첨사 정발(1553-1592)이 아군을 이끌고 결사항전했습니다. 정발의 첩 애향이 자결하는 모습도 들어 있습니다.

이 그림은 임진왜란이 끝나고 240년 후인 1834년, 동래부의 기록화가 역할을 했던 이시눌이 그린 것입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국가적 위기를 위해 그 전투를 다시 상기하고자 했던 이유였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