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그림 안에 들어있는 세 부분입니다. 여인들이 집 안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세 개의 장면입니다.
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왜 이런 그림이 그려진 것일까요?
-----
이 그림은 조선 숙종대의 화원 진재해(秦再奚, 1691-1769)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잠직도’입니다.
농사를 짓고 옷감을 만드는 일을 소재로 한 그림 '경직도'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이 여인들은 비단옷을 만드는 과정 중 집 안에서 누에치는 일을 하고 있는 장면이 됩니다.
전 진재해(傳 秦再奚, 1691-1769) <숙종어제잠직도肅宗御題蠶織圖> 1697 137.6×52.4cm 국립중앙박물관
그림 위쪽에 숙종이 쓴 어제시를 통해 이 그림이 1697년에 그려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시의 세밀한 궁정화풍을 잘 드러내는 그림으로, 숙종의 취향을 드러내는 청록산수도 형식입니다.
열성어제에 실린 숙종의 시문 중 그림을 보고 제한 것은 169점에 이릅니다. 가장 많은 어제를 남긴 영조도 따라올 수 없는 양으로, 서화에 대한 사랑이 컸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697년은 (후에 경종이 되는) 열 살의 세자가 백성들의 삶을 이해하고 어려움을 깨닫도록 하기 위한 감계화(鑑戒畫)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
이 잠직도에 담긴 세 장면은 중국 청나라 때 강희제의 명으로 송대의 경직도를 다시 그린 <어제경직도>와 비교하면 잠직 장면 1,2,3번 그림과 매우 유사한 장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청의 <어제경직도>가 조선에 전해져 조금 다른 형태로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