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양반네가 하인들을 거느리고 말을 타고 가고 있습니다. 앞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서 들여다보는 중인데, 개 두 마리가 양쪽에서 열심히 짖어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어떤 장면일까요? 모자이크 처리한 부분에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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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매사냥’입니다.
이 그림은 김홍도의 호귀응엽도豪貴鷹獵圖, 즉 ‘귀인의 매사냥’으로, 모자이크 한 장면에는 매가 꿩 한 마리를 덮쳐 잡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김홍도 <호귀응엽도> 종이에 수묵담채 28x34.2cm 간송미술관
매사냥을 나선 귀인은 나이가 좀 많은 사람인 것 같고, 주모에 동자에 매 한 마리, 개 두 마리에 하인들까지 동원한 폼이 아무래도 고을 원님 쯤 되시는 것 같습니다. 매사냥을 마치고 아마도 뒤풀이로 술 한 잔 하실 모양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따르는 이의 등집 속에도 꿩의 꼬리깃털이 삐죽삐죽 나와 있는 것을 보아, 이번이 첫 수확물은 아니었나봅니다.
간결한 그림이지만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흐르는 듯이 배경과 인물들을 배치하고, 앞으로 수그려 매와 꿩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형태 만으로 장면에 주목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그림인 것 같습니다. 나무와 언덕빼기의 땅도 담묵과 농묵으로 리듬과 변화, 깊이를 주어 단조롭지 않도록 했습니다.
단원 김홍도는 1791년에서 1795년까지 연풍현감으로 재직하면서 마지막 해 1795년 1월 본인의 사냥 때문에 세금과 벌금을 유용했다는 것이 구실이 되어 파직된 전력이 있지요. 당시 유행했던 매사냥에 푹 빠졌던 전후의 그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