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에 대해서는 조선 말기 개항장이었던 원산과 부산, 제물포 등에서 조선의 일상과 풍습을 담은 풍속화를 제작하였다는 것, 그의 작품이 삽화로 실렸던 서양 서적들의 연대 추정으로 1880년에서 1900년대 초까지 작품활동을 했다는 것 정도 외에는 정확한 출생과 사망, 사승 관계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조선 최초의 서양 기독교 번역서인 『텬로역뎡(천로역정)』의 삽화를 그린 이 인물은 누구일까요?
(좌) 『텬로역뎡(천로역정)』제33장면, 1894, 단색목판본, 28.5x19.5cm, 숭실대기독교박물관
(우) <골량채운 죄인> 16x13cm, 1888, 기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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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기산 김준근(箕山 金俊根, 생몰년 미상).
이 사람의 많은 작품이 미국, 덴마크, 독일, 프랑스 등 11개국 등 해외에만 1,000여 점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가장 많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은 프랑스 국립 기메동양박물관입니다. 국내에 김준근의 작품이 알려진 것은 1980년대로, 1984년 독일 함부르크 민족학박물관 소장의 기산 풍속화 79점을 소개한 게르노트 프로너의 <기산풍속도첩>(조흥윤, 범양사)이 국내에 발간되고, 1998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해외소재 문화재 조사 사업의 성과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개방되고, 원산 등지에서 자료가 나오면 혹시 김준근에 대한 자료가 등장할까요?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