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박물관은 개관한 지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지 부산에서도 본부를 만들어 기증 소장품을 전시하고 유출될 뻔한 문화재들을 수집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단독 건물로 신축한 것은 1960년대가 처음이며, 1990년 신축, 2005년 증측 재개관의 과정을 거쳐 주 우리나라의 주요 박물관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이 박물관을 대표하는 자랑거리는 아무래도 국보 107호인 백자철화포도문 항아리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근대 수장가인 장택상의 소장품이었다가 해방이되면서 갑자기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주목받았던 바 있습니다. 장택상의 정치활동과 맞물려 소장품을 매각하는 시기에 시장에 나왔는데, 이를 알아보고 사들인 것입니다.
백자철화포도문 항아리 조선 18세기 전반 높이 53.8cm 입지름 19.5cm 밑지름 18.6cm
높이가 50cm가 넘는 데다 상대적으로 흔치 않은 철화로 그린 포도그림 솜씨가 훌륭하여 이 박물관이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보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밖에 청자 투각 돈靑瓷透刻墩(보물 416호) 등의 보물을 소장하고 있고, 정선, 이경윤의 산수도나 김수철의 연꽃 그림 등 회화 작품도 상당수 가지고 있습니다.
청자 투각 돈靑瓷透刻墩(보물 416호)
김수철 <하화荷花> 조선 19세기, 종이에 담채, 96.5x43.2cm
이 박물관은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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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입니다.
백자철화포도문항아리를 알아보고 구입했던 김활란 박사는 자신의 개인 소장품을 이화여대 박물관에 대량 기부하였고, 부산 임시 캠퍼스인 '필승각'을 본부로 하여 문화재를 지키려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좋은 소장품 전시가 조용히 열리곤 하니, 신촌을 한번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