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에 적혀져 있는 화제는 다음 중 어떤 내용일까요?
① 오동나무 위에 달 뜨고 버들가지 바람 타고 흩날릴 때 지팡이에 기대 산보하는 사람은 과연 소옹 선생 아니겠는가?
② 어가의 시에 ‘눈온 뒤 몇 사람인지 모르겠다’와 정곡의 ‘비 오는 데 도롱이 하나를 걸쳤다’는
이상은의 “해질 녘 발걸음을 돌리니 저녁 비 옷을 적시네”에 의미를 조금 덧붙인 것이다.
이상은의 “해질 녘 발걸음을 돌리니 저녁 비 옷을 적시네”에 의미를 조금 덧붙인 것이다.
③ 권필은 “저녁 구름 봉우리마다 눈이 쌓였으니, 어느 곳인들 시가 좋지 않으리오”라고 하였다.
속인과 더불어 이야기살 수 없어 혼자만 안다는 것이다.
속인과 더불어 이야기살 수 없어 혼자만 안다는 것이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시면 한자를 읽지 못해도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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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2번입니다.
위는 윤제홍의 지두산수첩 안에 들어있는 <일모귀래(日暮歸來)>라는 그림입니다. 지두화, 즉 손가락으로 그린 그림인 것이 놀랍습니다. 계곡 옆으로 도롱이를 걸친 어부가 낚싯대를 메고 돌아가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윤제홍 <일모귀래> 지본수묵 67x45.5cm, 삼성미술관 리움)
화제에는 어가(?)와 정곡의 시도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만, 결정적으로 당나라 시인 이상은의 「방은자불우」의 시구를 가지고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城郭休過識者稀 성곽휴과식자희
哀猿啼處有柴扉 애원제처유시비
滄江白日漁樵路 창강백일어초로
日暮歸來雨滿衣 일모귀래우만의
성곽에 쉬어 가니 아는 사람 드물고
원숭이 슬피 우는 곳에 사립문 보이네
푸른 강 밝은 해는 어부와 나뭇길의 길이라
해질 녘 발걸음 돌리니 저녁비 옷을 적시네
이 시의 “일모귀래우만의” 부분을 표현하면서 시적 자아를 ‘도롱이 쓰고 귀가하는 어부’로 표현한 것입니다.
윤제홍 <귀어도> 《학산묵희첩》지본수묵 24.3x35.3cm, 삼성미술관 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