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부분은 죽은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극락세계에서 내려오는 아미타부처님을 비롯하여 일곱 분의 부처님, 관음・지장보살, 인로왕보살 등 고통 받는 영혼들을 위한 부처님과 보살들이 표현됩니다.
가운데 부분은 의식 중 법회를 여는 장면으로 이루어집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한 단인 제단祭壇 과 외로운 영혼孤魂을 대표하는 아귀가 크게 자리하며, 아귀에게 한 방울만 먹어도 온갖 고통이 사라진다는 성스러운 액체인 감로를 베풀며 의식을 치르는 승려, 바라춤을 추거나 불경을 외는 등 법회를 행하는 승려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좌・우로 역시 법회에 참여하고 있는 스님의 무리 등이 그려집니다.
1701년, 비단에 채색, 250x336cm, 남장사
아랫부분은 모든 생명체가 깨달음을 얻을 때 까지 여섯가지 세계를 드나들며 탄생과 죽음을 반복한다는 육도윤회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죽음의 순간이나 지옥에서 고통 받는 영혼들을 다룬 장면, 풍속장면 등 다양한 모습이 전개됩니다.
물에 빠져 죽는 장면, 1786, 수도사
불에 타 죽는 장면, 1750, 원광대박물관
아이를 낳다 죽는 장면, 18세기, 선암사
침을 맞다 죽는 장면(잘못된 진료), 1786, 수도사
주인에게 매 맞아 죽는 노비, 1701, 남장사
호랑이에게 물려 죽음, 1723, 해인사
죽은 이들이 천상의 세계인 극락세계에 갈 수 있기를 기원하며 그려진 불교회화 중 하나인 이 그림은 무엇이라고 부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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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답은 감로도 또는 감로탱.
현존하는 감로도는 약 66점이며 그 중 1589년에 제작된 일본 약센지藥仙寺 소장 감로도가 가장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지옥에서부터 천상의 세계까지 감로도에 표현된 여러 장면들을 통해 조선시대 사람들이 행하였던 의례의 모습 및 죽음에 대한 인식을 파악할 수 있고 극락세계에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조상들의 사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각종 재난과 질병을 비롯하여 뜻하지 않게 죽음에 이른 영혼들을 위해 자신들의 소망을 담아 빌어주었는데 그 형태는 사찰에서 행하였던 다양한 의식들을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의식도 감로도와 관련이 있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불교의 교리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설명한 다수의 경전 및 의식문들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지장암 감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