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추사 김정희가 쓴 현판의 탁본으로, 유홍준 교수의 소장품이라고 합니다. 관지에 ‘칠십이구초당’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원 글씨는 누구에게 써준 것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글씨 자체는 예서이면서 행서인 재미있는 운필을 구사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의 모양과는 조금 다른 글자를 사용했습니다.
작을 소 아래에 있는 마름모꼴 창틀 모양은 窓(창 창)을 대신한 것이고, 네 번째 글자 明(밝을 명), 여덟 번째 글자 坐(앉을 좌)에도 창문 모양을 삽입했습니다.
즉, 小窓多明 使我久坐.
이 어구의 의미는 “창은 작지만 빛이 많아 나로 하여금 오래 앉게 한다”라는, 조용하고 편안한, 아름다운 말입니다.
틀을 깨고 경쾌하면서도 점잖음을 잃지 않는 대가의 글씨에 감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