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서울의 한 지역을 그린 것입니다.
어디일까요? 그린 사람은 또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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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영조 26년(1750)경 겸재 정선이 그린<창의문>입니다.
비단에 담채, 29.3×33.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창의문은 한양 도성의 4개 소문(小門) 중 서북문에 해당하는 성문으로, 현재 종로구 평창동 근처, 부암동 주민센터 옆 장의사계곡 안에, 길 아래에 있습니다. 창의문의 다른 이름은 자하문(紫霞門). 자하문터널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창의문은 서울 도성이 완성되는 조선 태조 5년에 세워져 지금까지 600년 넘게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현재 경복고 자리에서 올려다보고 그린 것 같은 모습입니다. 오른쪽 북악산과 왼쪽 인왕산 사이에 자리잡은 창의문의 모습이 지금과 달리 등등합니다. 지금은 넓은 길도 뚫리고 주변에 집들도 많이 생겼는데, 그림 속에서는 한적한 산 속 계곡에 자리잡은 모습입니다.
겸재 정선은 평생 그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라 살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곳 지리는 눈 감고도 그릴 수 있는 지경이었을 겁니다. 요즘 유행하는 서울성곽길 나들이 가시면서, 그림에서 보이는 산세와 창의문을 비교 감상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