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백자 양각 매화 무늬 연적白磁陽刻梅花文硯滴
연대: 조선(19세기)
크기: 높이 5.5cm, 길이 11.5cm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덕수 1673)
다른 나무들보다도 먼저, 잎보다도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 그래서 꽃의 우두머리, '화괴花魁'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는 매화는 추운 날씨에도 굳은 기개로 꽃을 피워내고 은은한 향기로 주변을 밝혀 옛 선비들이 가장 사랑했던 식물입니다.
이육사의 시 「광야」에도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라는 구절이 등장합니다. 가난한 노래의 씨앗처럼 매화 향기가 희망을 의미했었음을 알 수 있기도 하지요.
조선 후기에는 다양한 매화 그림도 등장하고 도자에도 매화 그림이 넘쳐납니다.
이 조선시대 백자 연적에도 매화가 새겨져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으로 박물관 측의 설명에 따르면 ‘형태도 단아하고 문양의 표현도 예리하고 격이 높으며 유약과 태토의 질 또한 상품으로서 이른바 분원갑번(分院匣燔)’입니다.
전면에 양각으로 매화무늬를 넣었는데 그 둘레에 세심한 음각선을 새겨 또렷하고 단정한 문양이 되도록 했고, 상단의 매화는 꽃잎 부분을 투각하여 물 들어가는 구멍이 되도록 했습니다.
물 나오는 구멍은 도롱뇽을 닮은 상서로운 동물의 입입니다. 그 주변에는 파도와 구름 무늬가 새겨져 있습니다.
오늘 극심한 초미세먼지에 뿌연 시야로 지친 눈이, 맑고 파르스름한 백자유가 입혀진 고운 연적으로 정화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