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자수매화도 10폭병풍
화가 작자미상
크기 168.4x372.4cm
소재 비단에 자수
전시 조선, 병풍의 나라전(아모레퍼시픽미술관 2018.10.03-12.23)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의 공예품들 가운데 손꼽히는 것으로 자수(刺繡)가 있다. 북한 자수솜씨는 조선시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현재 남아있는 자료는 대개 19세기후반 이후의 것이다) 그중에서 특히 안주가 유명했다.
자수하면 얌전한 처자가 규수가 수틀 앞에 앉아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새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안주 자수의 수장(繡匠)은 웬걸 남자들이다. 안주 자수는 가운데 심지를 넣고 수를 놓은 것이 다른 지방과 다르다. 그래서 가까이서 보면 입체적으로 수를 놓은 듯하다. 이 역시 남자 수장의 솜씨와 관련이 깊다.
화면 가득 붉은 매화 가지에 매화꽃을 가득 채워 넣은 이 자수 병풍은 안주 수장의 솜씨와 활달한 밑그림이 제대로 조화를 이룬 수작이라 할 만하다. 수에 사용된 밑그림은 양기훈(梁基薰 1843-?)이 그렸다.
그는 안주에서 멀지 않은 평양출신으로 흔히 평양을 가리키는 패강 출신임을 강조해 패상(浿上)이란 호를 썼다. 호방하고 활달한 필치를 능숙하게 구사했던 그는 구한말 인기화가였다.
양기훈 밑그림의 안주수(安州繡)는 당시부터 유명해 현재도 몇몇 사례가 전한다. 붉은 색 줄기와 푸른 이끼 연분홍의 매화꽃 등 현대적 색감이 물씬한 위에 시원스런 구도로 높은 품격이 이 대형 안주자수 병풍의 자랑이다.(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