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것 같지 않던 극한의 더위가 살짝 낮아진 태양의 고도로 이리 쉽게 물러났습니다. 이제 한가위가 다가오네요.
오늘 펼쳐본 그림은 개 그림으로 유명한 김두량(金斗樑 1696-1763) 의 가을 달 그림입니다.
김두량, <월야산수月夜山水> 1744년, 종이에 엷은 채색, 81.8×48.8cm, 국립중앙박물관
쓸쓸한 정취의 수묵 그림인데, 주인공은 맑은 밤하늘의 보름달과 잎이 그다지 남아 있지 않은 고목입니다. 여름에 내린 비로 불어난 계곡물은 빠르게 흘러가고, 물 건너 숲에는 안개가 천천히 깔리고 있습니다.
그림 왼쪽 위에 ‘갑자년 중추 김두량이 그리다“라는 글을 통해 1744년 갑자년 김두량이 마흔 아홉이 된 해 추석에 그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