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아집도> 종이에 수묵담채, 133.3x518cm, 쾰른동아시아박물관
여덟 폭 화폭 위에 여러 명의 선비들이 모여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는 장면이 묘사된 이 그림은 ‘서원아집도’입니다. 북송대 사대부인 왕진경의 정원인 서원에서 당대의 유명한 문인들이 시와 그림, 음악을 즐겼던 모임을 그린 유명한 테마입니다. 전형적인 모습을 통해 누군지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석벽에 글씨를 쓰는 사람은 미불, 이공린이 그림을 그리고 그 주변에 사람들이 둘러싸 구경을 합니다. 중앙에 글씨를 쓰는 사람은 소식. 비파를 연주하는 진경원, 설법을 하는 이는 원통대사입니다.
제 5폭과 6폭 부분.
화면 위쪽에 미불이 지은 ‘서원아집도기’를 쓰고 글의 마지막에는 ‘歲在甲寅仲冬 松菴作 初史題’라고 기록된 것으로 보아, ‘송암’이라는 호를 가진 사람이 갑인년에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이에 대해서는 근대기에 활동한 강필주(생몰년 미상)라는 설과 이시눌(19세기)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갑인년을 1794년으로 보는 설도 있습니다. (갑인년-1794, 1854, 1914)
이 그림은 쾰른동아시아박물관 소장품으로 이 박물관은 유럽 미술관들 중 가장 가치면에서 뛰어나고 풍부한 한국미술 컬렉션을 가진 것으로 꼽힙니다. 이 컬렉션의 상당 부분은 박물관 설립자인 아돌프 피셔와 부인 프리다 피셔가 모은 것으로, 이들은 1905년, 1910년 두 차례 한국을 여행하며 고려청자 수집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정작 미술품 구입은 대부분 일본에서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