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정(沈師正, 1707-1769) <송하음다松下飮茶 소나무 아래서 차를 마시다> 종이에 엷은 색, 28.0x38.5cm, 리움
초여름, 한여름마냥 더워진 날씨에도 뜨거운 커피를 찾는 사람들은 또 여전합니다.
2014년 경기도박물관의 <차, 즐거움을 마시다>전에는 차를 주제로 한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었었는데, 그중 심사정의 그림 한 점을 들여다봅니다.
계곡 물 옆, 소나무 그늘 아래 두 선비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팔을 들어 찻잔을 입에 대었고, 다른 이는 이 장면을 느긋하게 보고 있습니다. 인물과 차를 준비하는 다동 모두 머리와 복색이 중국풍이지만 분위기는 우리 산천, 우리 사람들 같습니다.
낮게 펼쳐진 원경의 산, 시원한 개울, 나지막한 언덕 위의 소나무 등이 조화롭고 안정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따뜻한 차를 천천히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보면 나무 그늘에 불어오는 바람과 개울에서 들리는 물소리가 땀을 천천히 식혀줄 듯합니다.
두 사람만의 고즈넉한 자리가 차로 인해 더 향기로운 것 같습니다.
우측에 지두법(指頭法)이라고 써서, 이 그림이 손가락이나 손톱 등으로 완성한 작품임을 나타냈습니다. “심사정인” 인장은 다소 크고 조금 어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