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연 <홍백매도> 종이에 수묵담채, 32.1x23.9cm, 국립중앙박물관
인간 세상은 어지럽기 짝이 없지만 곧 벌어질 남도의 꽃판을 상상하니 마음이 들썩거려 매화 그림을 찾아봅니다.
이 그림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매화 그림으로, 홍매와 백매가 모두 그려진 <홍백매도>입니다.
신명연은 자하 신위(1769-1847)의 아들로 형인 신명준과 함께 그림에 뛰어나 그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무과에 합격하여 부사를 지내기도 했는데, 산수, 사군자 모두 능했지만 특히 섬세한 묘사와 색상이 특징인 화조화가 유명합니다.
감각적인 구도와 색, 그의 다른 꽃그림에서 보기 어려운 힘찬 동세, 물기어린 꽃나무의 생생함이 화면 가득 싱그러움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흰 매화가 핀 굵은 가지 사이로 붉은 매화의 어린 가지가 솟아 있습니다. 흰 매화는 윤곽을 그린 구륵법으로 그렸고, 홍매는 윤곽 없이 몰골법으로, 다양한 농담의 핑크로 표현했습니다. 가지 중간 중간에 있는 푸른 색의 태점들이 나뭇가지에 올라온 봄의 생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찌감치 봄을 찾아 짧은 봄을 좀더 길게 늘여 즐겼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