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미상 <고양이와 벌> 18세기 비단에 수묵채색 59.4x45.8cm, 일본 고려미술관
화면 한가운데 벌 한 마리에 정신을 팔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습니다. 고양이란 동물은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것에는 언제나 정신을 팔고 맙니다. 이 그림은 1988년 일본 교토에 개관한 고려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초충과 영모도가 합쳐져 화훼영모라는 나름의 분야가 확립된 18세기 무렵에 그려진 것입니다.
보통 고양이와 함께 나비를 그려서 장수를 상징하는데, 이 그림에서는 나비 대신 벌을 그려 조금 색다른 그림이 되었습니다.
해당화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의 난초, 또 언제든 점프하여 벌을 움켜쥐려는 고양이의 앞발 등이 단순한 그림에 동세를 넣어줍니다.
관서도 인장도 없어 작자를 알 수 없는 것이 아쉽네요.